최근 원전 부품 공급업체가 품질 보증서를 위조한 미검증 부품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 영광원전 5·6호기 가동이 중단됐다. 여기에 국내 원자력발전소 부품 제작사가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짝퉁 부품’을 원자력발전소에 납품한 사실이 추가로 적발되면서 지자체, 반핵단체가 고리원전 가동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원전 부품의 품질검증서 위조 사건 조사과정에서 국내 원전 부품 제조사 2곳이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안위 관계자는 “조사결과 추가로 밝혀진 국내 제조사 2곳은 지난 5년간 180개 품목 중 1555개 부품을 국내 원전에 납품해 왔다”며 “또 최근 2년간 138개 품목, 966개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련 지자체와 반핵단체는 또 한번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전 불감증’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핵부산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매번 반복되는 원전 비리와 은폐에 신물이 난다”며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을 정품으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민간전문가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투명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도 “날마다 터지는 원전비리에 밤마다 잠자기가 두렵다”면서 “생명을 위협하는 원전을 즉각 중단하라”고 외쳤다.
이 같은 상황에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 전력당국은 또 한번 터진 비리 복마전에 크게 당황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는 형국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대대적인 쇄신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또 한번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원안위의 조치에 따라 최근 10년간 국내 제작사가 납품한 안전등급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사실 한수원측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일어난 직원들의 뇌물비리와 더불어 마약스캔들, 원전납품과정의 비리로 인해 ‘원전마피아’, ‘비리백화점’ 등 수많은 오명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원전관리감독에 책임을 지고 있는 지경부의 안일한 원전 인식으로 지자체와 반핵단체는 더 이상 이들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관섭 지경부 에너지실장은 “이런일이 재발해 송구스럽다”며 “추가로 확인된 부품에 대해서도 철저한 관리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관련 지자체분들과 협조와 논의를 통해 한시라도 원전을 정상화 시키겠다”면서 “늦어도 이번달 말까지는 영광5·6호기 가동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시험성적서 위조 납품사실에 따라 미검증 부품을 납품한 기업은 기존 10개서 12개로 늘었으며 짝퉁 부품이 설치된 원전은 6기에서 9기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