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원 은행聯 회장 "코픽스 오류 수정 금지 협약 있다"

2012-10-1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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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도쿄 서영백 기자=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11일 최근 발생한 코픽스(COFIXㆍ자금조달비용지수) 고시오류와 관련해 "오류 발견시에도 수정을 금지하는 협약이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차 일본을 방문중인 박 회장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외국은 (기준금리) 오류가 발견돼도 일절 수정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코픽스) 오류를 발견하고도 발표할 때까지 시간이 늦어진 것은 해당 협약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는 "협약서엔 (오류를) 안 고치게 돼 있다"며 "그것을 고치려면 협약한 은행들을 다 모아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류를 알게 된 시점이 얼마 안 됐고 해당 건수 비중이 얼마 안 돼 빨리 고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은행이 자금조달 수치를 잘못 입력함으로써 코픽스 금리가 지난달 17일 원래 금리보다 높게 공시돼 4만명의 대출자들이 더 높은 이자를 물게 됐다.

은행연합회는 이런 오류를 지난달 27일 인지하고서도 열흘이 지난 8일에 수정한 금리를 공시했다.

박 회장은 "수정에는 은행 동의가 있어야 하고 추석 연휴가 중간에 끼어 시간이 걸렸을 뿐 은행연합회가 이를 은폐하려 할 생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코픽스가 원래보다 낮게 공시되면 고객에게 이자를 더 내라고 해야 할뿐더러 오류를 매우 늦게 발견했을 때는 수정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해당 협약의 수정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고민해야 할 것은 은행 이득이냐 고객 이득이냐는 차원의 문제와 시기의 문제"라며 "그래서 그 조항을 없애자는 것도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입력한 자금조달 금리를 재검토하는 시스템이 있느냐는 물음에 "없다"면서 이를 마련할 것인지에는 난색을 보였다.

박 회장은 "어디 한 군데에서 입력을 잘못했는지를 찾아보기 굉장히 어렵고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며 "선진국이 오류가 생겨도 뭉개고 지나가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향후 지표금리로 코픽스 등 특정금리를 특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밝혔다. 코리보나 코픽스, CD 등 다양한 금리 지표 중에 은행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그는 "매우 많은 지표금리가 있을 수 있으며, 어느 것을 사용할지는 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라며 "지표 하나를 모두가 쓰라고 하는 것부터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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