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전쟁’ 삼성전자-애플 엇갈린 주가... 판결 후 성적표는?

2012-08-2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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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이 특허소송 합의에 실패하면서 최근 조정세를 보이던 삼성전자의 불확실성이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소송 결과가 특정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향후 양사 주가가 커플링(coupling·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0.08%(1000원) 내린 12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12일 109만원을 기록한 후 최근 13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다시금 120만원대로 하락한 것이다. 반면 애플은 지난 7월 26일 570달러대 하락 후 연일 오름세를 타면서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665.15달러를 기록,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주가 흐름은 애플 소송 결과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재판장인 루시 고 판사의 권고에 따라 전화통화로 합의를 시도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에 양측은 오는 21일(현지시간) 최종변론을 하게 되며 이어 배심원단이 평의를 거쳐 평결을 내린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배심원 평의가 시작되고 오는 24일 최종 판결이 나올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되나 과거 글로벌 IT업체들의 소송사례를 살펴보면 어느 한쪽으로 결론을 맺는 것보다 크로스라이선스 합의 및 로열티 지급으로 원만하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업체 간의 소송 결과에 따라 스마트폰 생태계에 변화가 생길 수 있지만 직·간접으로 다른 업체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재판부가 어느 한쪽에만 유리한 판결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삼성전자의 횡보세는 유지될 것이나 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소송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향후 동조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에 불리한 애플의 디자인 특허가 인정되더라도 삼성전자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다수의 통신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또한 삼성의 기술 특허 가치를 낮게 평가할 경우, 미국의 다른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 가치가 낮아지는 점도 고려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어느 한 업체의 일방적인 승리로 모바일 패권이 좌우되는 상황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향후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1년 4월 15일 애플은 삼성을 상대로 자사의 특허 16건이 침해됐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지방법원에 특허침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종가기준)는 88만8000원을 기록, 2010년 말(2010.12.30 종가)보다 6.43% 하락했다. 당시 애플의 주가는 327.46달러로 2010년 말 대비 1.17% 오른 상태였다.

소송 후 양사의 주가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소송 후 현재까지 44.37%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애플은 103.12%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는 21.27% 올랐으나 애플의 주가 상승폭은 3배가 넘는 64.18%에 달했다.

이에 시가총액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15일 130조8000억원에서 현재 188조8370억원으로 44.36% 상승했으나, 애플의 시가총액은 3070억 달러(약 330조원, 2011.4.15 환율 1089.90원)에서 6230억달러(약 707조원, 2012.8.20 환율 1135.5원)로 110%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애플의 3분의 1 수준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선태 연구원은 "최근 애플과의 소송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고급형(High-end) 세트 시장 확대, 시스템LSI(비메모리 반도체) 고성장을 감안할 때 최근 주가 하락은 좋은 매수기회"라고 진단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이날까지 26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176만원으로, 그 폭은 160만~200만원 선이다.

한편, 실적 측면에서 삼성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47조5969억원, 영업이익 6조72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각각 20.69%, 79.22% 증가했다. 이에 영업이익률은 9.51%에서 14.13%로 늘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기간 애플의 실적은 매출 350억2300만 달러, 영업이익 115억7300만 달러으로 각각 22.58%, 23.3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에 이어 30% 수준을 유지했다.

김형식 연구원은 "실적 측면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삼성전자는 휴대폰 매출 외에 반도체, LCD 등이 포함돼 있으며 애플의 경우 콘텐츠, 노트북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매출 비중은 20%, 애플은 45%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애플이 오는 9월 '아이폰5'를 선보일 예정이지만 본격적인 출하는 4분기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갤럭시S3'의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삼성전자는 오는 31일부터 열리는 IFA에서 갤럭시노트2를 공개하고 올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어서 3개 분기 연속 스마트폰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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