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2012 런던올림픽 방송 화면 캡처] |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송대남은 주저할 것 없이 정 훈 대표팀 감독부터 찾았다.
결승전 도중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퇴장당한 정 감독도 이미 송대남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두 사람은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승리를 만끽했다. 그렇게 우승의 기쁨을 나누던 두사람은 퇴장하려던 송대남이 갑작스레 몸을 돌려 그 자리에서 정 감독에게 큰절을 했다.
두 차례의 올림픽 출전 좌절과 무릎 수술 등으로 유도를 포기할 뻔했던 자신을 붙잡아준 스승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었다.
정 감독도 곧바로 맞절을 하면서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 두사람의 인연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보다 좀 더 진한 인연이다. 바로 '동서지간'인 것이다.
정 감독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선수촌에서 송대남을 만났는데, 무척 성실하고 착실하더라"면서 "그래서 내가 중간에 중매를 섰다. 아들이 이제 석 달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실 송대남 선수가 저한테 욕도 많이 먹고 혼도 많이 났다"면서 "결혼한 뒤 처자식이 생기면서 압박감이 더 심해진 것 같았다. 매일 밤 11~12시까지 죽으라 연습하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송대남은 사실 시련이 많았다. 그렇지만 묵묵히 참고 이겨내더라"면서 "사실 오늘 컨디션이 좋아서 일을 낼 거라 예상하긴 했다. 일본의 니시야마 마사시(세계 1위)를 이겼을 때 금메달을 직감했다"고 소개했다.
정 감독은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퇴장당했을 당시 "아찔했다. 팔이 하나 잘려나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면서 "하지만 송대남 선수가 워낙 나이나 연륜이 많은 선수라서 잘해낼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송대남 역시 정 감독의 퇴장에 대해 "날개 하나를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둘은 역시 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