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3 Z.E. 실내외 모습. |
시동을 걸어도 엔진 소리가 전혀 없다. 엑셀레이터를 밟으면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간다. 내연기관 차에 익숙한 운전자로선 어색할 수 있다. 언뜻 전기 모드로 출발하게 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도 비슷하지만, 엑셀레이터를 계속 밟아도 전기 모드가 지속되기 때문에 차이는 확연히 느껴진다.
엑셀레이터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 일정 알피엠까지 올라야 제대로 가속하는 내연기관 차와 달리 정지 상태에서부터 22.6㎏ㆍm의 최대토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50㎞까지 4.1초에 주파한다. SM3 가솔린 모델(5.9초)보다 빠르다. 최고시속은 135㎞. 시속 110㎞ 전후 때도 안정적 느낌을 준다.
일정 속도가 올라가면 전기차라는 느낌보다는 그냥 조용한 차라는 인상이다.
디자인 면에선 사실 큰 차이 없다. 주유구 대신 충전을 위한 플러그가, 계기판은 알피엠(RPM) 대신 남은 배터리 양을 보여준다.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됐으나 앞ㆍ뒷좌석 크기도 동일하다. 단 트렁크 공간은 배터리로 인해 좁은 편.
에어컨을 가동한 채 약 50㎞를 달리자 남은 주행거리가 89→43㎞(-46㎞)로 떨어졌다. 중간에 멈추는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표시하는 듯 하다. 실제 이 차는 완충시 최대 182㎞를 달릴 수 있다고 하지만 날씨에 따라 이는 달라질 수 있다.
하루 25㎞ 거리를 출퇴근한다고 가정한 이번 시승 결과, 전기차는 분명 효용 가치가 있었다.
단 문제는 있다. 최대 문제는 가격. 르노삼성이 내놓은 SM3 Z.E.의 가격은 약 6400만원. 일반인의 경우 정부보조금 15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4900만원이다. 적지 않은 액수다. 아울러 충전 인프라도 없다. 서울의 경우 경기도권을 벗어나면 차가 멈춰버리는 최악의 경우를 맞을 수도 있다.
회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 탈착이 가능한 ‘퀵드롭 교환’ 방식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충전된 배터리를 3분 이내에 교환, 다시 타고 다니는 방식이다. 렌터카나 택시 차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제주에 시범 설치될 예정이다.
또 전기차의 최대 가격인상 요인인 배터리를 리스하는 방식도 검토중이다. 월 리스료와 전기충전료가 내연기관보다 적다면 해 볼 만하지 않겠냐는 판단에서다. 현재 르노삼성의 모회사 르노는 폭스바겐 등 4개사와 함 이를께 2년째 시범운영 중이다.
요컨대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SM3 Z.E.를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이 SM3 가솔린차를 넘지 않고, 유지비용 역시 더 낮게 유지한다는 것이다. 결국 전기차 상용화의 핵심은 어떻게 소비자 가격 부담을 최소화하느냐다.
회사는 연내 500대를 공공기관에 공급한 후, 내년부터 부산 공장에서 양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임준호 르노삼성 브랜드매니지먼트 팀 과장은 “주 구매자는 공공기관 및 법인 70%, 개인 30%으로 보고 있다. 개인의 경우 친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소득수준이 일정 수준 이상인 사회지식층이 우선적으로 구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