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직원 운전중 셀폰 교통사고로 100억원대 잇단 패소

아주경제 송지영 워싱턴 특파원= 소속 직원이 회사차를 몰던 중 셀폰(휴대전화)을 이용하다 인명사고를 내는 사건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여러 회사들이 잇달아 100억원대 관련 소송 패소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들중에는 회사 보험에 이 조항을 포함시키거나 직원들의 직무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로리다에서는 직원이 운전중 셀폰을 사용하다 약 시속 120 킬로미터로 앞차를 추돌해 운전자 여성을 사망케 한 소속 회사에 재판 배심원은 무려 2160만달러(약 24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한 앨라바마에서는 회사 트럭을 몰던 직원이 셀폰 전화를 걸기 위해 잠깐 한눈을 판 사이 여대생을 쳐 사망케 한 책임을 물어 회사에 무려 1800만달러(약 2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이 났다.

아칸소에서는 세일즈맨이 회사 차량을 몰다 78세 여성을 치어 사망케 한 사건에 대해 1610만달러(약 170억원)을 배상하라는 배심원 판결이 있었다. 이 또한 운전중 셀폰 사용에 따른 부주의로 난 인명 사고다.

인터내셔널 페이퍼란 회사는 직원이 낸 셀폰 운전 사고에 따른 인명 피해로 520만달러(약 60억원)를 지급하기로 소송전 합의를 보았다.

미국의 전국안전위원회( NSC)에 따르면 연간 도로에서 일어나는 자동차 사고 120만건 중에서 약 4분의1인 30만건이 셀폰과 텍스트 메시징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다수의 주에서 운전중 셀폰 사용과 텍스트 메시지를 불법화시킨 배경이다.

텍사스 지역의 토드 클레멘츠 변호사는 “보통 사고를 낸 직원이 소속된 회사는 변호사 소송 서한이 배달되면 ‘재판으로 가자’는 쪽이 많지만, 배심원들은 오히려 회사에 불리한 판결을 내기 쉽다”며 “회사는 ‘많은 사람들이 운전중 셀폰을 사용하는 데 왜 회사가 책임이 있나’라고 생각하지만, 배심원들은 ‘운전중 셀폰은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회사가 직원들에 대해 안전 교육을 시키지 않은 책임이 크며, 이같은 배상이 있어야 다른 회사들에게 주는 경각심이 크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편 전국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최근 음주 운전에 따른 안전 사고 위험 보다 셀폰 사용에 따른 사고 위험을 주민들이 더 걱정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처음으로 발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