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길이 있다" 이건희·정몽구 해법찾기 나서

2012-05-22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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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위기서 '제2 유럽공략' 구상 본격화 예고

아주경제 진현탁ㆍ김형욱기자=삼성과 현대기아차가 유럽발 글로벌 위기를 타개할 해법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일 스페인으로 출국한 이건희 삼성 회장은 유럽 출장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께 귀국한다. 한 달여간의 긴 장고 끝에 제2의 ‘프랑크푸르트선언’ 등과 같은 신(新) 유럽해법을 제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도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를 비롯한 글로벌 위기 진앙지인 유럽에서 역발상 경영을 누누이 강조했다.

이들 두 기업에는 유로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보는 ‘역발상’이란 공통의 분모가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이번 유럽행을 상당히 의미있는 일정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럽발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2 유럽 공략 구상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상해서다.

유럽이 삼성의 캐시카우이고 전 세계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큰 시장인 만큼 이 회장이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유럽을 직접 둘러보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때마침 올해는 이 회장이 지난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며 천명했던 이른바 ‘신경영 선언’ 20년을 맞는 해인 만큼 새로운 경영 화두를 제시하거나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가전 사업에서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사업 영역 확장을 모색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14일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폴크스바겐ㆍGMㆍ도요타ㆍBMW 등 완성차 업체를 잇달아 방문하며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확대를 모색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자동차 반도체 설계회사인 현대오트론을 설립해 전장부품 사업에 본격 나선 현대차그룹과 ‘진검승부’를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의 유럽 나들이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독일 내 현대차 유럽판매법인 총괄본부, 체코 공장 등을 찾은 데 이어 올 3월에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를 방문, 현대기아차 유럽지역 사업현황 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침체 일로의 유럽 시장에 대해 ‘정공법’을 택했다. 올 3월 회의에서는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부터 현대차 i40, 기아차 씨드 등 현지 전략 모델을 대거 투입했다.

그 결과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8년 이래 매년 하락 중인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나홀로 성장을 거듭, 올 4월 역대 최초로 시장점유율 6%를 돌파(6.1%)했다. 현대기아차는 내년 초에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상용차 신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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