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물가, 3대 악재에 '꿈틀꿈틀'

2012-05-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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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요인 커진 체감물가 상승률이 더 문제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국내 물가가 공공요금, 유가, 곡물값 등 3대 악재에 꿈틀대고 있다.

청와대까지 지난 20일 전기요금 인상의 당연성을 언급하면서 이르면 다음 달 께 인상안이 나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여기에 대외경제적 불안은 더 가중되고 있다. 그리스발 유로존 위기로 원·달러 환율은 오르고 있어 수입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또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문제까지 겹치면서 가뜩이나 체감물가에 속앓이를 해온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5%로 3월 2.6%에 이어 두달째 2%대를 시현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과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이 같은 시기에 물리면서 겨우 잡았던 물가고삐가 다시 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한전 마케팅처 요금제도팀 관계자는 “올 여름에도 전력공급이 힘에 부칠 듯해 요금 현실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전기료가 가지는 일종의 상징성 때문에 물가불안 정작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2%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공요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크다고 지적한다.

이준엽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물가가 낮아져도 기대인플레이션은 여전히 3% 후반인 상황”이라며 “전기료가 인상되면 다른 서비스물가 등도 오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체감물가의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요금은 부처 간 협의와 5월 30일 열리는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빠르면 6월 15일부터 전기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문제도 맞물린 상황이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오는 7월부터 이란산 원유수송선에 대한 보험을 중단될 경우 재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란산 원유는 국내 원유 수입의 7.6%를 차지해 물가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특히, 보험이 중단되는 것은 7월 1일이지만 중동지역에서 우리나라에 배가 들어오는 날짜를 감안하면 한달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정유업계에서는 이달 말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 국내 유가가 10~20% 정도 상승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휘발유를 기준으로 리터당 200원 이상 오르는 것이다.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대두 등 국제 국물가격도 다시 오르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가 1일 발표한 ‘국제곡물가격 동향과 국내 사료가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현재 대두와 옥수수의 국제가격은 지난해 12월 평균보다 각각 30%, 4% 오른 t당 617달러, 270달러 수준이다.

이 연구위원은 “공공요금, 유가 등가 더불어 곡물가도 오름세를 탔기 때문에 국내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당장 물가지수에는 반영되지 않더라도 6월 체감물가는 다소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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