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이 발표한 김 위원장의 사망 장소와 시점 등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이기 애매하다”며 의혹을 제기한 원세훈 국정원장의 주장을 비롯해 김 위원장이 이미 두 달 전에 쿠데타에 의해 사망했다는 타살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정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발표하기 직전까지 사망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던 정부의 정보라인 부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해 정부가 명확한 정보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 당국도 21일 김 위원장이 타고 있던 열차가 사망 당시 움직이고 있었다고 판단했던 기존의 입장을 뒤집어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고 입장을 뒤집은 것으로 알려져 혼란을 겪고 있는 정부 당국의 상황을 대변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에 참석해 “여러 상황을 검토중으로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김 위원장이)열차에 탔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의 이 같은 혼선은 인터넷 등을 통한 의혹과 괴담 확산에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17일 열차에서 사망한 것이 아닌, 16일 밤 평양 관저에서 사망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당일 전용열차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근거로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사망 당시 ‘집무 중 순직’이라고 발표하며 상황을 미화했다는 사실 등을 들어 김 위원장의 사망도 북한 당국에서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
이 같은 의혹을 내세우는 이들은 “김 위원장은 실제 16일 밤에 사망했으며, 북한이 체제 동요를 우려해 발표시간을 늦춘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의 사망이 북한 지도부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인한 것이라는 주장, 후계자인 김정은의 형인 김정남 숙청설 등도 잇달아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당시에도 근거없는 각종 의혹들이 꼬리를 물며 불안감을 증폭시켰고, 전쟁설도 끊이지 않았다”며 “현 정부가 대북 정보라인의 부재를 인정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설(說)’은 나올 수밖에 없다. 다만 악의적 목적을 위해 근거없는 이야기들을 퍼뜨려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