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생명, 현대車 업고 업계판도 바꿀까

2011-10-2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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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녹십자생명이 현대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뒤에도 기존 생명보험업계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기업 계열사 편입 시 다른 계열사의 퇴직연금을 거둬들여 시장 점유율을 손쉽게 끌어올릴 수 있지만 보험설계사(FC)와 텔레마케팅(TM), 내근 보험모집원(TFC), 영업관리직(AM) 등 영업채널별 조직 증강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녹십자생명의 기존 주주인 녹십자홀딩스 등으로부터 녹십자생명 지분 93.6%(보통주 기준)를 인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37.4%, 기아자동차와 현대커머셜이 각 28.1%의 지분을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분 90.7%를 우선 매입한 뒤 올 연말까지 녹십자홀딩스의 특수 관계자 등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를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생보업계는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의 녹십자생명 인수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녹십자생명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퇴직연금을 싹쓸이할 경우 퇴직연금 시장 판도가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편입될 경우 각 계열사가 퇴직연금을 몰아주는 등 일반 보험사에 비해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삼성전자 퇴직연금 사업자인 삼성생명이 퇴직연금 부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녹십자생명은 단숨에 이 부문 2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퇴직연금을 제외한 나머지 영업 부문의 경우 업계 상위권 도약에 갖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는 다른 업계와 달리 신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 혁신 보다 장기간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만 실적 전망을 밝힐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녹십자생명의 제한된 영업채널을 다각화하고 각 채널별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쏟아부어야 할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녹십자생명의 주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체질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간 경쟁은 결국 조직 싸움인데 재무설계사(FP) 인력 증강 등은 쉽지 않은 문제”라며 “중소형사들 사이에서의 입지가 넓어질 수는 있겠지만 생보사 빅(Big) 3로 불리는 삼성생명과 대한생명, 교보생명을 단기간 내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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