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관광기업협회(SETE)에 따르면 그리스인들이 휴가를 줄이면서 국내 관광은 줄었지만, 올 들어 지난달까지 그리스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사상 최대인 1650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해외 관광객 수보다 12% 늘어난 것이다. 관광업계의 매출도 같은 비율로 늘어나 순매출 규모는 110억 유로(1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NYT는 그리스령 크레타섬의 3대 도시 레팀논 같은 도시의 해안 산책로를 따라 만석이 된 레스토랑이 늘어선 것을 보면 재정위기는 먼나라 얘기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2년간의 긴축으로 침체에 빠진 그리스 경제에 관광업이 뜻하지 않은 선물이 되고 있는 셈이다.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하며, 고용시장 기여도도 비슷하다.
파블로스 제루라노스 그리스 문화관광부 장관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관광업은 경제적 위기에 따른 타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이집트, 튀니지, 모로코 등지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그리스로 돌리는 데 도움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그리스 당국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해변과 항구 풍경 등을 보여주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호화 관광 단지나 휴가 때 이용할 수 있는 장기 임대 주택의 건설 규제도 완화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요리나 풍경으로 관광객을 끄는 시절은 지났다며 이들의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특수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특수관광은 16%에 이르는 실업률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야니스 스투르나라 그리스 경제·산업연구재단 대표는 "산악지형과 수도원, 온천 등을 이용한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면 1년 내내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