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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찾은 경기 여주군 대신면의 '이포보(洑)' 모습. 마치 거대한 백로가 긴 날개를 펴고 알을 감싸고 있는 것처렴 보인다. |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한강 위를 날아오르는 거대한 백로가 날개를 펼쳤다."
21일 오전 11시쯤 찾은 경기 여주군 대신면에서 제모습을 갖춘 '이포보(洑)'를 본 후 머리에 떠오른 느낌이다. 여주군의 상징인 백로를 형상화한 이포보 위에 설치된 수문을 열고 닫는 권양기도 백로의 알을 닮았다. 과연 4대강에 설치된 16개 보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을만 했다.
이포보 옆으로는 서울 여의도의 3분의 2 크기의 저류지가 자리잡고 있었다. 30년에 한 번 올만한 한강 홍수를 막기 위한 시설이다. 많은 비가 내려 한강 본류의 수위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저류지에 물이 채워져 수위를 낮추는 원리다.
평소 저류지는 생태 습지 역할을 하게 된다. 각종 동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되는 것이다. 이날도 백로, 오리 등의 새들이 저류지에 머물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이날 만난 이충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은 "이포보 주변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한강 살리기 사업 이전에는 주민들이 걸어서 강을 건널 정도로 수심이 얕아 홍수시 침수 피해가 많았다"며 "한강 살리기 사업으로 남산의 토사량보다 많은 5722만㎥의 퇴적토가 준설되면서 홍수 예방에 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포보 주변에는 생태공원과 캠핑장, 체육시설, 산책로 등도 잘 조성되고 있었다. '훼손된 강을 잘 정비해 국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사업 취지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다. 공원 주변으로는 메타세쿼이아, 은행 나무 등이 촘촘히 심어져 몇년 뒤에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낼 듯 싶었다.
강을 따라 길게 자전거길도 설치됐다. 상쾌한 강바람을 가르며 직접 자전거를 타보니 강과 함께 달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니 앞으로 팔당에서 충주까지 총 128㎞의 자전거 종주길도 뚫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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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군 이포보 인근에 설치된 자전거길. |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은 "앞으로 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안전하고 수량이 풍부해진 강에서 카누, 카약, 조정, 요트 등 각종 수상레포츠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매년 약 2000억원 정도의 운영비를 관광객 유치 등 각종 수익 사업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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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여주군 대신면 이포보 인근 마을에 땅을 판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
특히 이 지역은 이포보뿐 아니라 제2영동고속도로가 지나가게 되는 등 개발 호재가 많아 보였다. 한강 살리기사업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공사 착공전 주변 땅값은 3.3㎡당 50만원에도 못미쳤지만 지금은 2배 이상 올랐으며, 매물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