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는 이날 측근에게 "오 시장의 거취 표명에 대한 나의 입장은 당 대변인이 브리핑한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정책투표로, 시장의 거취를 연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러나 오 시장의 거취 표명과 상관없이 한나라당은 주민투표의 승리를 위해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끝까지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당 차원의 주민투표 지원에 대해 "중앙당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서울시당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행 주민투표법상 국회의원이나 중앙당이 관여할 수 있는 범위가 극히 제한돼 있다"며 "나도 유세차를 타려 했으나 그것도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이어 오후 한 언론인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 "주민투표 결과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하는데 정치는 바닷가의 파도와 같다"면서 "이번 사안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소(小)주제에 불과하며 내년 총·대선까지 많은, 또 정말로 중요한 대(大)주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소주제 하나에 당의 명운을 걸고 그러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내가 34살 평검사로 작은 칼 하나 들고 권력에 칼을 들이댄 사람이다. 나는 이런 걸로 안 흔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측근들에게 "민주당과 달리 한나라당에는 전략가가 없다. 우리도 민주당처럼 체제를 갖춰야 한다"면서 "정무팀을 강화해야 하며, 메시지팀을 중심으로 한 번 생각해 보라"고 정무기능 강화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한편 홍 대표는 현인택 통일부 장관에 대해 "무엇이든 해 보려는 생각이 없이 현상유지만 한다"면서 "그래서 내가 지난 3월부터 통일안보 라인을 바꿔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교체 필요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