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의 PC 사업 포기는 휴대전화에 컴퓨터기능을 첨부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PC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PC 시장 세계 1위 업체가 스스로 PC 시장에서 물러난다는 사실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들응 “앞으로도 PC의 수요는 계속해서 있겠지만,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정보기술(IT)의 핵심,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HP는 연간 4000만대 이상 PC를 판매하는 글로벌 1위 PC업체지만 PC도 버리고, 정체 상태인 하드웨어보다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서비스에 전력할 방침이다.
곧 조직개편 방안을 통해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장비 등 비즈니스(기업용) 하드웨어 및 관련 비즈니스 서비스를 대폭 강화키로 했다.
특히 102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영국계 기업용 검색 솔루션업체 ‘오토노미(Autonomy)’를 통해 정보분석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정보분석은 기업들이 가진 방대한 정보를 분석해 미리 상황을 예측하고, 새 비즈니스 통찰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글로벌IT 기업 IBM·오라클·SAP 등이 정보분석시장의 강자다.
클라우드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를 맞아 대용량 데이터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정보를 탐색, 분석하고 고객 요구를 미리 읽어내는 기술이 소프트웨어 업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HP의 PC 사업 포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IDC는 올해 1분기 국내 전체 PC출하량은 166만대로 지난해 동기 157만대 대비 6%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넷북 등 미니 노트북의 비중 축소에도 올해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함께 업체들의 과감한 마케팅 전략이 전체 시장의 성장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삼성·LG의 국내 PC 시장 점유율은 33.3%에 달하고 외국 기업은 9%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 기업이 비록 국내 9%대에 머물고 있으나 다양한 제품 라인업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HP가 PC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삼성전자 ·LG전자 PC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