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타디엔 가격 폭등에 유화업계 ‘희비’

2011-07-2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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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부타디엔 가격 폭등으로 제조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는 반면 부타디엔을 구매하는 업체들은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합성고무 등의 원료로 쓰이는 부타디엔(BD) 가격은 이달 들어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이달 초 부타디엔 FOB코리아 기준 가격은 t당 4500달러를 넘어섰다.

이처럼 가격이 폭등한 이유는 합성고무 시황이 견조한 가운데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른 자동차산업의 호황으로 타이어 등 합성고무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내 BD 공급이 극도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부타디엔을 제조하는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호재로 작용한다. 현재 호남석유화학이 연산 28만t으로 생산능력이 가장 높고, 이어서 △LG화학(27만5000t) △금호석유화학(24만t) △여천NCC(24만t) △SK종합화학(13만6000t) △삼성토탈(10만t) 순이다.

특히 연초 10만t 증설을 통해 국내 1위로 올라선 호남석유화학이 증설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호남석화는 BD를 전량 수출 및 내수판매용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급등은 곧바로 수익성 증대로 이어진다. 더욱이 또다른 주력제품인 모노에틸렌글리콜(MEG)도 대만 포모사 공장화재로 수혜를 보고 있어, 부타디엔과 더불어 3분기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이들 업체는 합성고무를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한 BD는 대부분 자체수요를 충당하는 데 쓰고 있다. 물론 합성고무 시황이 견조한 덕분에 이들 업체도 고무사업 수직계열화를 통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이와 달리 BD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도 있다. BD는 ABS 원료로도 사용되는데, BD가격 폭등은 또다른 원료인 AN가격 강세와 맞물려 ABS제품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ABS 자체로도 최근 시황이 나쁘기 때문에 ABS업체는 2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ABS를 생산하는 업체는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 제일모직 등이다. 앞서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은 BD를 자체 생산하기 때문에 원가부담이 상쇄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제일모직은 이런 완충작용 없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BS는 중국 긴축으로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크고, 연초 가격이 오르면서 바이어들의 저항이 심해진 부분도 있다”며 “대체재인 HIPS 사용이 늘어나는 등 ABS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BD가격 급등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김반석 부회장은 전날 실적설명회에서 “BD가격은 2005년도 400불대에서 최근 4200불로 10배 가량 뛰었다”며 “가격이 쉽게 떨어질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도 BD가 부족하고, 자사에서도 자체 생산한 것을 다 쓰고도 모자라 (외부에서)사오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는 “최근 경쟁력이 없는 ABS공장은 (BD가격 때문에)2~3개월 정도 가동을 멈추고 있다”면서 “ABS 변동비가 안 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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