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행정6부(임종헌 부장판사)는 SK브로드밴드가 과징금 18억여원의 납부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공정거래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공동행위는 100%의 시장점유율을 갖는 두 회사 간의 담합으로서, 낮은 가격을 유지하던 SK브로드밴드의 시내통화료를 KT의 요금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어서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는 정도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당시 하나로텔레콤)는 지난 2003년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도의 도입에 따른 경쟁을 피하고자 자사는 요금을 인상하고 KT는 기존 요금을 유지하며, 대신 KT가 SK브로드밴드에 2007년까지 매년 시장점유율을 1.2%씩 넘겨주기로 합의했었다.
공정위는 2005년 두 업체의 공동행위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KT에 1130억원, SK브로드밴드에 21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두 업체는 소송을 냈으며 대법원은 `부당공동행위는 맞지만 과징금 산정 방식이 위법하므로 납부명령을 취소한다’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후 공정위가 2009년 KT와 SK브로드밴드에 각각 949억원과 18억원의 과징금을 다시 산정해 부과하자 SK브로드밴드는 `기업 간 합의를 통해 오히려 시장경쟁이 촉발된 만큼 부당공동행위가 아니다‘라며 재소송을 냈고 KT도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