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임직원 인사 및 조직개편 과정에서 전체 임원 수를 종전의 73명에서 84명으로 11명 늘렸다. 84명의 임원진은 국민은행 설립 역사상 가장 많은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임원 수는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26명에 불과했으며, 지난 2009년 말까지만 해도 70명 안팎에 머물렀다.
상임임원은 민병덕 행장·정용화 상근감사위원·김옥찬 이사부행장 등 3명으로 변화가 없었고, 비상임임원은 6명으로 종전대비 1명 증가했다. 이사대우는 75명으로 전기(65명) 대비 10명이 늘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임원진을 늘린 것은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 덩치가 커진 지점을 이끌어 갈 지점장을 '본부장 대우'로 승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근본적으로는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및 민 행장의 조직 장악력 확대를 위한 임직원 '줄세우기'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장과 행장이 새로 취임한 만큼 조직의 기강을 강화하고, 임직원들의 충성도를 이끌어 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간부직급의 인사적체를 완화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임원 수를 다수 늘린 데 따른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인센티브를 포함한 국민은행 집행부행장의 연봉은 10억원 안팎. 국민은행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연간 1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인건비 부담 확대는 어 회장의 경영 방침과 반대 방향이다. 그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조직의 군살을 제거하는 내용의 경영혁신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도 지난해 말 인사 및 조직개편 당시 효율성 극대화를 키워드로 꼽았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만 간부 및 행원 직급 인력을 1754명이나 줄였다. 국민은행이 구조조정에 나서며 3247명의 행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결과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5667만원. 국민은행이 인원 감축을 통해 줄이게 된 인건비는 연간 1000억원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 및 7000억원에 달하는 희망퇴직 비용 등으로 지난해 112억원(연결기준)이라는 초라한 당기순이익을 기록, 국내 최대 은행으로서의 체면을 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