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도권 지역에서 분양된 주택은 총 1057가구, 이중 순위내 청약에 접수한 인원은 34명으로 경쟁률이 0.03대 1에 머물렀다.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인천 송도신도시 등에 물량이 쏟아진 지난 2009년 청약 경쟁률이 평균 4.62대 1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부진한 성적이다.
이달 들어 수도권 청약경쟁률이 1.04대 1로 높아지기는 했지만 지방(5.71대 1)과의 차이는 오히려 벌어졌다. 수도권 평균 분양가격도 지난 1~2월 3.3㎡당 977만원에 머무르다 이달 들어 1223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의 1252만원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반면, 지방에서는 연일 성공적인 분양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대우건설이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서 분양한 ‘당리 푸르지오 2차’ 아파트는 중대형으로 구성됐음에도 4.9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지난 14~16일 진행된 계약에서도 96%의 계약률을 기록했다. GS건설이 광주광역시 북구 신용동 일대에서 분양한 ‘광주 첨단자이 2차’ 아파트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4대 1을 나타냈으며, 계약 시작 4일만에 92%의 계약율을 달성했다.
지방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분양가격도 덩달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3㎡ 평균 분양가격이 653만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들어서는 2월 말까지 평균 744만원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달 수도권에서는 경기 김포 한강신도시 5개 건설사 합동 분양 물량 4800여 가구를 포함해 약 1만4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 10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일본의 대지진 참사, 이달 말로 예정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종료 등 대형 악재들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부터 빠르게 줄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6996건(계약일 기준)에 달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달 3620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달 들어서도 21일 현재까지 691건에 머물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지방에서는 물량 부족으로 기존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분양시장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며 “수도권 매매시장이 각종 악재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만큼, 상반기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이 하반기로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