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 전성시대…중소 보험사 은행 영업 종속 우려

2011-01-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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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새로 가입되는 보험계약 중 70% 가량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계사 조직이 열악한 중소형 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은행에 종속되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2010 회계연도 상반기(2010년 4~9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신규 보험 가입액 중 방카슈랑스 비중은 69.4% 수준이다.

이 비중은 지난 2007 회계연도 43%에서 2008 회계연도 47%, 2009 회계연도 59%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판매 채널 다변화를 위해 은행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는 데다 은행권도 비은행 부문 수익 증대를 위해 방카슈랑스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흥국·알리안츠·AIA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은 70%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 은행 직원들이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해당 보험사로 떠넘기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보험사에서 방카슈랑스 업무를 맡고 있는 한 관계자는 “시험을 보고 방카슈랑스 판매 자격을 갖춘 직원들만 보험상품을 팔 수 있지만 이같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은행 영업점이 많다”며 “정작 민원이 발생하면 은행은 판매 대행만 할 뿐이라며 보험사로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꺾기’ 등의 관행도 여전하다. 은행이 기업 고객을 상대로 대출을 해주는 대신 보험 가입을 종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꺾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예산 및 인력 부족으로 적극적인 단속에 나서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방카슈랑스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은행 의존도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실제로 보험업계는 은행들의 과도한 판매수수료 요구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 채널이 약한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다수의 은행과 제휴를 맺고 방카슈랑스 영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들이 높은 수수료를 제시하거나 입맛에 맞게 상품을 설계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로 팔리는 상품 대부분이 저축성 보험으로 고객들의 금리 민감도가 높다”며 “보험사 간의 공시이율 인상 경쟁이 붙어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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