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미국이 21일 '대북 금융제재' 카드를 꺼내들면서 포스트 천안함으로 이동하는 듯하던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무대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천안함 후속대응의 일환으로 대북 추가 금융제재 시행 방침을 공식화하고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을 계기로 일단락된 듯하던 천안함 대응이 다시금 동력을 얻으며 양자제재 국면으로 이동해가는 흐름이다.
천안함 후속 대응이라는 차원을 넘어 한.미의 향후 대북 정책기조에 중요한 방향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미 양국이 안보리 대응을 계기로 국면전환의 '출구'를 모색하기 보다는 천안함 국면을 지속시키며 북한의 태도변화를 '압박'하는 쪽으로 방향을 고쳐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명환 외교장관이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출구전략은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여기에는 현 상황에서 섣불리 제재의 고삐를 늦추고 대화국면으로 전환했다가는 북한에게 천안함 사건의 '면죄부'만 주고 의미있는 비핵화 진전 조치도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는 일단 제재흐름을 지속하되, '상징적.선언적' 조치로 평가되는 안보리 대응을 '실효적.실질적'으로 보완하는 차원에서 양자조치를 꺼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미국이 구상하는 고강도 금융제재 조치가 어떤 내용을 갖느냐이다. 금융제재의 대상과 강도, 시기 등은 그 자체로 대북 정책기조와 관련한 고도의 전략적 판단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이번 금융제재 조치의 목표점은 북한 지도부로 들어가는 현금흐름의 차단이다. 제재가 효과를 거두려면 북한 지도부가 가장 '아파'하는 부분을 직접적으로 겨냥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한 고위소식통은 "전체 한해에 북한에 들어가는 달러가 10억 달러 정도인데,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와 남측의 교역중단으로 6∼7억 달러가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금흐름이 차단될 경우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특히 "대북 제재는 북한 지도부와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적시하고 "(핵) 확산 활동을 지원하는 개인과 거래주체에 대해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하고 북한 무역회사의 불법 활동과 관련 은행들의 불법적 금융거래 지원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