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면 공은 다시 코레일 ·삼성물산으로 넘어가
-양측 모두 수용 땐 사업 정상화 궤도 오르지만 거부 땐 좌초 불가피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롯데관광개발을 비롯해 KB자산운용, 푸르덴셜 등 3개 주요 출자사들이 21일 중재안을 내놓으면서 파국위기로 치닫던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다시 정상화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드림허브프로젝트투자(이하 드림허브)도 일단 이들 출자사들의 공동 발의를 받아들여 22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사회에서 중재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공은 다시 코레일과 삼성물산측에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재안의 골자는 토지 소유자이자 최대 주주인 코레일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위한 담보를 제공하고 건설사는 9500억원에 이르는 지급 보증, 30개 출자회사의 유상증자(총 3000억원) 참여 등이다.
◆중재안 나오게 된 배경은 = 롯데관광개발을 비롯한 3개사의 출자지분은 총 32.8%다. 이들 3개사가 공동 발의 형태로 중재안을 제시한 것은 일단 사업이 무산되는 것은 막아보자는 긴박한 입장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유일한 외국인 투자자인 푸르덴셜(7.7%)이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꾼 것에서도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푸르덴셜은 출자사 증자에 대해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국제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입장을 보여왔다.
푸르덴셜 로만 크리거 이사는 "투자자의 수익률인 우선인 펀드 성격상 막판까지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지만 프로젝트 실패로 더 큰 소실을 보는 잘못을 범할 수는 없었다"며 중재안 수용 이유를 밝히고 있다.
자금조달을 위해 드림허브는 지난해 11월부터 10여 차례가 넘는 이사회와 10개 주요 출자사 실무임원 협의를 진행했지만 코레일과 삼성그룹 계열사 및 건설투자자 간에 이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왔다.
와중에 삼성물산이 지난달 22일 땅값 조달을 위해 모든 출자사에 대해 지분율에 따라 2조원을 증자하고 코레일에 납부할 토지대금 중 중도금 4조7천억원 전액을 준공 때까지 무이자로 연기해주고 2조원 내외로 추산되고 있는 분납이자와 현가감소분을 면제해달라는 안을 제시하며 갈등의 골은 오히려 깊어지는 양상을 불렀다.
결국 코레일이 삼성물산측에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에 이어 지난 20일 사업협약상 의무이행 최고와 미납 땅값 중도금 등 7010억원에 대해 납부이행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사업이 좌초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중재안 핵심 내용과 수용 가능성은 = 중재안은 2012년까지 자금조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코레일과 삼성물산이 중재안을 상호조건부로 수용하면 2012년 착공 전까지 자금 계획이 확정되고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착공 후에는 시설매각이나 분양이 가능하기 때문에 분양수익금과 매출채권 유동화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자체적으로 조달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같은 중재안에 대해 코레일과 삼성물산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 하는 것이다.
롯데관광개발 김기병 회장은 "프로젝트가 정상화돼아 각 출자사들이 시공마진이나 토지대금, 우선매입권, 배당금 등의 각종 개발이익도 기대할 수있다"며 "서울의 도시 경쟁력은 물론 국익을 위해서라도 공공과 민간이 상생의 정신으로 협력해야 할 때"라며 우회적으로 코레일과 삼성물산이 중재안을 수용해 줄 것을 내비쳤다.
4조7000억원에 이르는 토지대금 중도금 연기와 출자사 유상증자 등의 대안을 제시했던 삼성물산측은 이번 중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발표는 유보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2일 열리는 드림허브 이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날지는 알 수 없지만 전체 출자사가공동으로 사업을 풀어가는 방향 자체는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우회적인 표현이지만 중재안에 대해 수용할 뜻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코레일이다. 코레일은 아직까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만약 코레일이 중재안을 수용한다면 사업은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재안이 코레일이나 삼성물산측의 상호조건부 수용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어느 누구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은 좌초될 수 밖에 없다.
삼성물산과 재무·전략적 투자자 중재안 자금조달계획 비교 | ||
구분 | 삼성물산 안(2010년 6월22일) | 재무·전략적 투자자 중재안(7월22일) |
철도공사 요구사항 | * 토지 중도금 4조7000억원 연기 | * 토지 중도금 정상납부 |
* 토지 중도금 연기이자 면제 | ||
* 반환채권 추가제공(1조원) | * 반환채권 추가제공(1조8200억원) | |
* 분납이자 및 현가이자 면제(최대 2조4000억원) | * 분납이자 연기(1500억원) | |
* 별도 이자 지급 | ||
* 시설물 매입시기 확정(1조2000억원) | ||
서울시 요구사항 | * 용적률 상향(800%) | |
* 토지상환채권 인수(3000억원) | ||
민간투자자 역할분담 | * 건설투자자 지급보증 불가 |
0개의 댓글
0 / 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