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선중앙TV가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켜본 가운데 진행된 인민군 육해공군 합동훈련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고작 4장만 공개해 눈길을 끈다.
중앙TV는 일반적으로 김 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등을 보도할 때 동영상 대신 사진을 최소한 10장 이상, 통상 20여장 정도 내보내곤 했다.
중앙TV가 이날 정오 예정에 없던 특별 프로그램을 편성해 공개한 4장의 사진 중 3장은 김 위원장이 고지의 전망대에서 군 지휘관들과 함께 훈련장을 내려다보는 모습이고 훈련과 직접 관련된 사진은 1장뿐이다.
김 위원장이 들어가 있는 3장의 사진 중에서 2장은 거의 같은 장면을 담고 있어 실질적으로 이날 공개된 사진은 3장에 불과한 셈이다.
그러나 사진이 갖는 함축적 의미는 커 보인다.
특히 1장뿐인 훈련 사진에는 240㎜ 방사포 차량 10여대가 나란히 서서 30도가량으로 발사대 각도를 세워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어 주목된다.
170㎜ 자주포와 더불어 `장사정포'로 분류되는 240㎜ 방사포는 60km까지 멀리 날아가는 포탄을 무더기로 발사할 수 있어 우리 군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위협하는 핵심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다.
자주포는 분당 2발을, 방사포는 분당 40여발을 각각 발사할 수 있는데 DMZ 인근에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장사정포 300여문이 동시에 발사되면 시간당 2만5000여발이 날아와 수도권에 막대한 피해를 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북한 국방위원회가 지난 15일 대변인 성명에서 남측에 대해 언급한 '보복성전' 발언이 단순한 위협적 수사만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나머지 김 위원장이 들어가 있는 사진들은 육해공군 및 병과별 사령관들과 함께 훈련장을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의 뒤편으로 멀리 바다가 보여 해안가 훈련장에서 항공기 공습, 함포 사격, 지상포의 사격 훈련이 입체적으로 진행됐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날 공개된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이 지난 3일(중앙통신 보도날짜) `근위서울류경수제105땅크(탱크)사단'을 시찰했을 때 보였던 것 같이 `중앙고속도로', `김해' 등 남한 지명을 표시된 훈련장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