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헤지펀드 설립국에서 1조원 넘는 자금이 들어와 국내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세계 증권ㆍ외환시장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단기이익을 노리는 헤지펀드 성격상 순식간에 치고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투자 성향을 가진 미국과 영국계 자금도 동시에 늘고 있어 헤지펀드 이탈로 국내 증시가 충격에 빠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21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주식에 대한 국적별 외국인 거래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본격적으로 확대한 3~4월 두 달 동안 룩셈부르크 국적 자금은 2조5743억원 매수하고 1조8430억원 매도해 7313억원 매수우위로 순매수 상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6569억원)과 케이만아일랜드(3982억원) 캐나다(3268억원) 네덜란드(2968억원) 사우디아라비아(2656억원) 아일랜드(2536억원) 프랑스(1639억원) 독일(1545억원) 스웨덴(1393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주목할 점은 헤지펀드 주요 설립국인 룩셈부르크와 케이만아일랜드에서 모두 1조1795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증권가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헤지펀드 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향으로 지수가 급등락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기적으로 머물 가능성이 높은 영국계 자금이 6500억원 이상 매수우위를 기록했고 미국계 자금도 전달부터 4400억원 넘게 순매수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전체 외국인 투자자는 3~4월 두 달 동안 2조8478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 자금 이탈로 지수가 반락할 수 있다"면서도 "롱텀 펀드인 미국과 영국계 자금 또한 지속적으로 유입돼 시황이 최악으로 흐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도 "3~4월 동안 들어온 자금 가운데 20%가 단기성 자금이라면 80%는 중ㆍ장기적인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내달 공매도 재허용으로 매수 규모가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외국인이 당장 매도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