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이 29일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왑 협정을 체결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이날 신흥시장 국가들을 대상으로 단기 유동성 지원 창구 개설을 승인해 한국은 국제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최대 520억달러의 단기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한국은행과의 통와스왑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히고 계약기간은 내년 4월 30일까지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연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국가는 한국 외에 브라질, 멕시코, 싱가포르 등 3개국으로 이로써 달러 기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연준과 통화 스왑 계약을 체결한 중앙은행은 14개로 늘어나게 됐다.
한은은 미국으로부터 공급받는 달러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국내 외국환은행들에 대해 공급할 계획이다.
연준은 이번 조치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유동성 여건을 개선할 것이며 경제가 건전하고 정책적으로 양호한 국가들의 달러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스왑(Swap) 거래는 양 국가가 현재 계약환율에 따라 서로 통화를 교환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원금을 재교환하는 거래를 뜻한다.
한은은 연준과 통화스왑 계약을 맺음으로 해서 달러가 부족할 경우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공급받아 외환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국제사회에서 한국 경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연준과 통화왑 계약을 체결한 나라는 영국을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호주, 캐나다, 덴마크, 일본, 뉴질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등이다.
이중 ECB와 스위스, 영국, 일본은행은 연준과 `무제한' 스왑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한편 IMF는 이날 집행이사회를 열어 일시적 달러 유동성 부족을 겪는 신흥시장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단기유동성 지원창구(SLF:Short-Term Liquidity Facility)인 달러통화스와프 개설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 국가들은 자국의 IMF 분담금에 비례해 최대 500%의 달러 자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됀다.
IMF는 성명을 통해 경제 펀더멘털이 견고하지만 외부적인 요인으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국가들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SLF를 이용하는 국가들은 12개월 동안 분담금의 500% 범위에서 3개월래 상환 조건으로 최대 3번 달러자금을 인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IMF 분담금이 44억달러 정도인 한국의 경우 최대 220억달러를 9개월간 만기연장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일부 신흥시장 국가들이 건전한 경제상태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다면서 단기유동성 창구를 마련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외환보유액이 2400억달러에 달하는 만큼 IMF가 개설한 SLF 창구를 이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