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업계 '짝짓기 열풍'

2008-08-10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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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타개 위해 경쟁업체 합작 러시 '3대 악재'로 짝짓기 불가피

신용위기 여파로 불황의 늪을 허덕이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짝짓기 바람이 불고 있다. 판매 부진을 헤쳐나가고 사업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쟁업체와의 합작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짝짓기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지역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른 세계 최대 트럭 제조업체인 독일 다임러는 중국 브랜드를 단 상용 차량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다임러는 중국의 북기복전기차(Beiqi Foton Motor)와 합작 벤처를 설립해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저가 상용차량을 판매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양사의 합작사는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을 생산할 예정으로 다임러는 북기복전기차의 '오만(Auman)' 브랜드 트럭의 해외 판매를 맡게 된다.

   
 
<사진설명: 다임러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합작을 비롯한 '짝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임러는 또 일본 닛산자동차와 손잡고 아프리카와 중동 등 이머징마켓에서 중국 브랜드 자동차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임러는 중국 트럭을 판매함으로써 설계와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다임러가 제공할 수 있는 옵션이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임러와 북기복전기차의 합작사는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의 중대형 트럭을 생산할 계획으로 다임러는 이미 북기복전기차의 모기업인 베이징자동차공업지주공사( Beijing Automotive Industry Holdings Corp)와 합작사를 운영하고 있다.

다임러 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중국행 러시는 이미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혼다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GM)가 이미 중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의 현지 생산에 힘입어 올 상반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59% 늘어났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빅3' 중 하나인 크라이슬러 역시 닛산자동차와 중소형 차량을 공동 생산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올초 픽업트럭과 소형차를 공동으로 생산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며 닛산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크라이슬러는 닛산이 생산한 자동차를 자사 브랜드로 미국시장에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크라이슬러의 이같은 행보가 사업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크라이슬러를 비롯해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자체 기술로 생산한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것에 강한 자부심을 내세웠다는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결정이라는 것이다.

양사의 파트너십에 따라 크라이슬러는 다른 기업이 생산한 자동차의 마케팅과 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크라이슬러는 오는 2011년부터 닛산이 생산한 소형차 판매를 시작한다.

크라이슬러는 이와 관련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짝짓기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용위기와 고유가, 소비심리 침체라는 '3대 악재'에 시달리는 자동차업체의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의 지난 7월 자동차 판매는 13만6000대에 머물러 전년 동기 대비 13.2% 감소했다. 연기준으로는 1255만대에 그쳐 1992년 이후 16년래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업체별로는 GM의 판매가 26.1% 감소했고 포드와 크라이슬러가 각각 14.7%와 28.8%의 판매 감소를 경험했다.

일본 도요타(-11.9%), 혼다(-1.6%), 현대차(-6.5%) 역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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