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액이 반도체, 자동차 등을 제치고 2개월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선박에 이어 2위(37억달러)를 기록했던 석유제품 수출액은 최근 고유가 지속에 따른 국제 제품가격 강세에 힘입어 이 같은 실적을 올린 것.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7월중 석유제품 수출액은 51억4천만달러로 잠정 집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년 동월(20억달러)대비 154.5% 급증한 수치다.
특히 35억달러대를 기록한 선박류와 34억달러대의 석유화학은 물론이고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 주력 상품을 큰 차이로 앞질렀다.
7월중 25억9400만달러가 수출된 자동차의 두배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는 원유도입비용으로 달러 먹는 하마로 불렸지만 이제는 수출 효자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수출 호조의 가장 큰 배경은 유가 급등. 최근 WTI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당시 150달러 수준에 육박했다.
전세계적인 정제시설 부족으로 공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촉발된 유가 급등으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했고 특히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등·경유가격 폭등을 연출했다.
지난해 4~7월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던 등·경유가격은 올 4월 평균 약138달러, 142달러, 5월 약 159달러 161달러, 6월 약 165달러, 169달러, 7월 167.30달러, 168.02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사싱상 두배 정도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된 셈이다.
석유 수출물량도 증가했다. 7월 석유수출물량은 3천140만배럴로 전년 동월대비 38.9%가 증가했다. 이 같은 석유 수출 호조세는 연일 신기록을 양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유사들은 지난 2006년 사상 처음으로 200억달러를 넘는 석유 수출액을 기록했고 지난 해에는 239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7월까지의 누계 수출금액만 233억달러로 전년 실적에 근접해 있다.
사실상 400억달러 돌파는 물론, 500억달러에 육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내수가 아닌 수출로서 수익을 달성하고 있다는 그동안의 정유사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수출증가에 힘입어 정유사들의 실적도 호조세를 보였다. 에쓰-오일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상반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으며, GS칼텍스 역시 No.2 HOU 증설 효과로 국내 업계 최대 분기실적을 기록했다.
SK에너지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76.7% 증가한 12조1천98억원, 영업이익은 33.4% 늘어난 5천324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21조5천590억원, 9천31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67%, 6% 증가했다.
GS칼텍스는 올 2분기 매출 9조5251억원, 영업이익 7659억원, 순이익 3280억원을 달성,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것이며, 당기순이익은 232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또 올 상반기 매출액이 16조5933억원, 영업이익은 99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6%, 103%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30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 감소했다.
에쓰-오일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6조5318억원, 7076억원, 37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3%, 116%, 44.6% 각각 증가한 것이다.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이은 11조3985억원, 1조243억원, 4863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유업체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분기실적을 거둔데는 지난 2분기 유가급등과 함께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이 한 몫했다.
한편, 고유가로 고유가로 에너지 수입금액도 크게 늘었다. 7월 원유 수입액은 93억1천8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대비 81%가 증가했고 이기간 원유 도입 단가 역시 배럴당 133.90달러로 9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