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의 막이 오른 가운데 그 '기운'이 중국증시에도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을까.
중국이 올림픽에 사활을 걸 정도로 막대한 자본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중국증시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펀더멘털적인 개선이 아닌만큼 올림픽으로 인한 상승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올림픽 강세장'을 주장하는 낙관론자들은 중국증시가 투자심리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분석했다.
<사진설명: 베이징올림픽 개막과 함께 중국증시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최근 상하이대학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중국증시가 하락할 것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6%에 그쳤다.
'중국 민영화: 중국증시의 내부'(Privatising China: Inside China's Stock Markeet)의 저자인 프레이저 하우위는 "지난 2분기 뮤추얼펀드에서 중국 투자자들이 대대적으로 자금을 회수했지만 이는 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났다는 신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중국증시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투자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증시가 큰 폭 조정을 겪으면서 주가가치 역시 하락했다는 사실도 낙관적이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해 고점을 기록한 당시 주요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0을 넘었지만 최근에는 17로 낮아진 상태다.
최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6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한 고점 대비 55% 하락한 것이다.
중국증시의 움직임은 정부의 개입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는 올림픽 기간 동안 증시 안정을 위해 펀드매니저들의 매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사실상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조차 통제하고 나섰다.
CSRC는 또 증권 전문가들에게는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발언 또는 보고서를 발행하지 않도록 권고한 바 있다.
문제는 중국 투자자들이 당국의 더욱 많은 개입을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민들은 중국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올림픽 기간 중 정부가 주가를 끌어 올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당국의 입장은 아직 신중하다. 지난달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증시 안정책을 내놓지는 않은 상태다.
FT는 결과적으로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증시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낙관론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년간 상하이종합지수 1년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JP모간의 징 울리히 애널리스트는 "올림픽 이후 주가는 상승할 것"이라면서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인프라가 구축되고 지난 상반기 기업 실적이 좋았다는 사실도 호재"라고 밝혔다.
한편 올림픽 개막일인 8일 중국 증시는 항공기 폭탄테러 위협 소식에 큰 폭 하락 마감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4.47% 하락한 2605.72를 기록하면서 19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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