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 "LLM 한계 극복한 기업용 AI로 투자 유치 속도"
2024-08-26 17:00
네이버·LG유플·한컴 등이 찜한 회사
초거대AI 한계 보완…RAG·MRC 강점
언어처리 25년…"QA분야 최고될 것"
초거대AI 한계 보완…RAG·MRC 강점
언어처리 25년…"QA분야 최고될 것"
네이버·LG유플러스·한글과컴퓨터 등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인공지능(AI) 기업이 있다. 바로 국내 생성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다. 회사는 초거대언어모델(LLM)의 대표적 단점인 환각 현상(할루시네이션)을 완화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최근 아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생성 AI가 상용화되려면 LLM뿐 아니라 검색증강생성(RAG)과 기계독해(MRC) 등 여러 기술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AI가 기업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갖추려면 여러 기술적 처리를 거치는 일련의 작업이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그는 "LLM만 좋으면 다 되는 게 아니고 전처리부터 엔지니어링, 후처리 등 여러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전자·금융·통신·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하고 있고, 최근 법률과 헬스케어 등에 기술 도입이 늘고 있다"면서 "언어 처리 영역에서 25년의 기술적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현대기아차·신한금융그룹·KT·LG유플러스 등 국내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시리즈B 추가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 올해 초 LG유플러스 100억원, 한컴 40억원을 투자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2021년 시리즈 AI 투자 유치에 이어 올해 초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진행했다. 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DB금융그룹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김 대표는 "아직 IPO와 관련해 구체적 계획은 없다"면서 "IPO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공동주관사로 해준 것은 (시장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LG유플러스 등 국내 유명 IT 기업에서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이들 기업과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을 진행 중인가.
"기술 개발과 사업 발굴을 협력하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출시한 '하이퍼클로바X 대시'의 구축을 지원했다. 대시는 기존 모델 대비 5분의 1 수준의 가격으로, 효율적인 컴퓨팅 자원 활용으로 속도도 개선된 모델이다. 포티투마루 RAG 솔루션인 'RAG42'를 활용해 대시의 도메인을 특화하고 모델을 튜닝, 학습, 커스터마이징하는 작업을 거쳤다. 클라우드 기반의 '하이퍼클로바X'를 기업 설치용으로 패키징 하는 작업을 지원했다. LG유플러스와는 다방면으로 협업하고 있다. RAG42에 LG유플러스의 생성 AI 익시젠 솔루션을 패키징했고, 멀티모달 기술 개발도 함께하고 있다. 소형언어모델(sLLM) 기반으로 보안이나 심리케어 솔루션 등을 개발 중이다. 일례로 AI 컨택센터에 도입한 '챗 에이전트'의 공동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했다. 챗 에이전트는 sLLM 기반 업무 보조 서비스로, 유플러스 상담이나 구독 상품 추천, 소상공인 대상 비즈 마케팅 등을 안내한다. 고객 대상의 챗 에이전트는 현재 상용화 단계고, 내부 임직원을 위한 업무 비서 역할을 하는 '워크 에이전트'도 개발 중이다. 포티투마루의 LLM 기술과 한컴이 보유한 전자문서 기반 기술을 결합해 공공기관이 생성·보관 중인 한글(HWP·HWPX) 문서를 학습시켜 질의응답과 정보탐색, 요약 등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회사의 RAG 솔루션 'RAG42'와 딥러닝 솔루션 'MRC42'의 차별적 강점은 무엇인가.
"GPT-4, 하이퍼클로바X 등 다양한 LLM이 있는데 각각의 특성에 따라 RAG를 잘 적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AI 검색 기술의 한계를 딥러닝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MRC 기술은 정확도는 높지만 커버리지가 좋은 단점이 있다. LLM과 MRC를 결합할 경우 커버리지가 중요하면 LLM을, 정확도가 중요하면 MRC를 활용하면 된다. 2017년 질의응답(QA) 시스템을 개발해 반도체·금융·엔지니어링·건설·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해 왔다. 이런 기술적 노하우를 기반으로 LLM 등 새로운 기술을 기업 내부 시스템에 맞게 고도화하는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제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영상 등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멀티모달 AI가 대세가 됐다. 포티투마루도 준비 중인 게 있나.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 중이다. 표나 그래프, 차트 등을 이해하고 분석해 주거나 그려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멀티모달 개발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 스타트업 독자적으로 하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 투자도 받고, 장비를 같이 쓰는 등 외부 협력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시리즈 B 라운드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향후 IPO 계획이 어떻게 되나.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다. 회사의 최종 목표도 아니다. IPO는 글로벌 시장에서 비즈니스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발판일 뿐이다. 매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시점 등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런던 지사장에 구글 출신을 영입했는데.
"유럽이 언어처리 분야는 약한 지역이다. 유럽 언어처리 관련 검색 시장은 구글이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 자체 기업 중 언어처리를 제대로 하는 기업이 없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고 보았다. 특히 영국 런던은 유럽 지역의 모든 산업군이 몰려있는 지역이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니셔티브를 확보하려면 런던이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구체적인 해외 진출 계획은.
"유럽은 물론 미국, 중동 등 동시다발적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너무 빨리 앞서나가도 뒤처져도 안되는 타임투마켓이 중요하다. 반발짝 앞서나가자는 생각으로 타이밍을 보고 있다. 한국과 비즈니스 모델을 다르게 할 계획이다. 해외에서 한국식으로 사업하면 매출은 커져도 비용은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글로벌 진출의 핵심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다. 현재 SaaS 형태로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영국을 거점으로 유럽 지역을,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은 대기업과 함께 동반진출하는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미국의 경우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한 직접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일본도 준비 중인데, 서두르기보단 J커브(급성장 곡선) 형태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성 AI가 대두되지 않았던 2015년에 창업했다. 당시 창업 목표는 무엇이었고, 앞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은.
"설립 후 현재까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모든 질문에 적절한 답을 바로 찾아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목표다. 로고도 Q와 A로 구성돼 있고, 공상과학(SF) 소설에서 따온 42도 QA 의미를 담고 있다. 'QA분야에서 최고가 되자'라는 생각으로 초기에는 MRC 중심이었으나 현재는 LLM에 MRC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LLM, RAG, MRC 등이 질답을 위한 완벽한 모델은 아니고, 향후에 새로운 알고리즘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현재는 LLM에 집중하고 있지만,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근본적 고민이 시작될 것이다. 한국에선 특정 기업이 혼자 하기엔 어렵고 정부와 학계, 연구소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