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에 성추행까지...흔들리는 대통령실 공직기강

2024-07-22 16:48
'체리따봉' 강 전 행정관, 음주운전 적발 후 6주간 정상근무 논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실 경호처 직원이 지하철에서 여성을 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22일 대통령실 경호처 소속 공무원인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공중밀집장소추행 혐의로 최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서울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처음 보는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약 두 달에 걸쳐 피의자 신원 파악 작업을 벌여 A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지난달 19일 대통령실 경호처에 수사개시를 통보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으나 경찰은 전동차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혐의를 확인해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경호처 직원이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수사기관의 최종 판단을 반영해 관련 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대통령실 직원들의 비위가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강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은 지난달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바 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수준이었지만, 그는 지난 18일까지 대통령실에 정상 근무하다가 언론에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보도된 후 직무정지됐다.
 
강 전 행정관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외곽에서 청년 자문 그룹으로 활동했고,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이 이른바 '체리따봉' 메시지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이에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실의 조치는 강 행정관이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지 무려 6주 만"이라며 "언론이 음주운전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면 대기발령은커녕 세상에 알려지지도 않았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강 전 행정관이 적발된 장소가 대통령 관저가 위치한 한남동인 것에 주목하고 "음주 장소와 동석자가 공개되지 않는 점이 의아하다"며 "경찰과 검찰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려서 불필요한 오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실 인근에서 음주가 이뤄지고 누군가 음주운전을 방치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 꼬리를 물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