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운명의 일주일' 돌입…'한동훈 대세론' 막판 뒤집기 가능할까

2024-07-14 15:50
元羅, 상향식 공천으로 견제구…"韓 사천 없앨 것"
韓, 독주 굳히기 돌입…"尹과 정치적 목적 똑같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원희룡·한동훈·나경원 후보. [사진=연합뉴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각 후보들은 차기 당대표를 가를 '운명의 일주일'에 돌입했다. 자해 수준의 의혹 난타전이라는 당내 우려가 커지자 상호 비방은 다소 잦아들었지만,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에 제동을 걸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탓에 후보들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원희룡 후보와 나경원 후보는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각각 '상향식 공천'과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외치며 유권자 지지를 호소했다. 원 후보는 "당 기여도에 따른 공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상향식 공천을 도입하겠다"며 "공천권을 당원 여러분께 돌려드리고 중앙당은 순수한 의미의 공천 관리만 하겠다"고 선언했다. 나 후보는 상향식 공천에 대해 "2008년부터 주장해온 트레이드 마크 공약"이라며 "여야 동시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 당원과 국민이 직접 후보를 고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두 후보 모두 당원 권한 확대 차원의 공약을 홍보했지만, 지난 4·10 총선 정국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을 지휘했던 한 후보의 공천 방식에 대한 비판 성격이 큰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는 "이번 총선과 같은 밀실 공천, 듣보잡 공천, 사천(私薦)을 완전히 없애겠다"며 한 후보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나 후보는 "객관적인 평가 지표를 만들어 더 이상 밀실 공천, 계파 공천이 없도록 하겠다"며 "지역 당협위원장 앞에서 대놓고 특정 후보 공천하겠다고 했던 '김경율 사천' 논란, 지역에서 열심히 밑바닥 다진 당협위원장 몰아내고 유력 인사 공천한 '원희룡 공천'도 모두 없어질 것"이라고 양비론을 꺼내 들었다.

2·3위권에 포진된 나·원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이 다시 피어오르고 있지만 한 후보가 경선 득표 과반을 챙긴다면 승부가 매듭지어지는 터라 섣불리 추진하기 힘들 거란 분석도 있다. 윤상현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라는 결과를 위해 연대할 필요가 뭐가 있나. 결선 투표에 가면 결과에 의한 연대가 자연스레 된다"며 "결과에 의한 연대든 결과를 위한 연대든 전혀 생각 안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논란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 도우미'를 자처하며 일찍이 판세 굳히기에 돌입했다. 이날 충북을 찾은 한 후보는 당원간담회에서 "저는 지금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적 목적이 완전히 똑같다. 이 정부를 반드시 끝까지 성공시키겠다"며 "싸워서 이긴 결실을 제가 가져갈 생각이 없다. 여러분의 열망인 정권 재창출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며 대통령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

한동훈 캠프 소속 정광재 공보단장도 논평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선거까지는 불과 1주일도 남지 않았다. 오는 19일 시작돼 22일까지 이어지는 전당대회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 주시기 바란다"며 "변화는 투표에서 나온다. 변화에 대한 열망을 역대 최고 투표율과 후보 득표율로 담아 달라"고 적극적인 투표를 호소했다. 경선 투표에서 당원 표심이 80%에 달하는 만큼, 적정 투표율이 보장된다면 승산이 높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나머지 세 후보의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지율 격차를 벌렸기 때문에 남은 선거전에서 불필요한 공격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정 공보단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타도어를 확대 재생산하는 쪽은 안되고 후보 인식도 같은 것으로 안다"며 "지금부터라도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를 접고, 당의 변화와 비전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임해야 한다"고 자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