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지업 논의' 교착상태에 은행업 우회로 찾는 보험권…'중복 경쟁' 우려
2024-06-29 06:00
삼성금융·한화생명·현대해상, 은행 연합전선 구축
지급결제업 답보 영향…전향적 논의 견해도
지급결제업 답보 영향…전향적 논의 견해도
보험업계가 은행업 진출을 위해 시중은행과 손을 잡거나 인터넷은행 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험사도 통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금융당국의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 제도 도입이 지연되면서 우회로를 찾는 모습이다. 다만 당국이 해당 논의를 미루는 사이, 금융권의 불필요한 중복 경쟁 논란도 일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공동브랜드인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최근 KB국민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 자사 통합 앱인 ‘모니모’ 회원 전용 파킹통장 출시를 결정했다. 이 통장을 이용해 삼성카드의 결제 대금을 이체하거나, 삼성생명·화재 보험료 납입을 하는 등 모니모와의 연계 실적에 비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화생명은 지난달 해외 은행업 진출에 나서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리포(Lippo)손해보험을 인수한 데 이어 리포그룹이 운영 중인 노부은행 주식 40%를 사들였다. 현대해상은 핀테크 기업들이 참여하는 '유뱅크' 초기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제4인터넷은행을 노리는 유뱅크 컨소시엄은 소상공인 등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포용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당국의 종지업 논의 뒷짐에 금융권의 불필요한 중복 경쟁이 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례로 삼성금융네트웍스와 KB국민은행 협업의 경우, KB금융이 이미 은행·생명보험·손해보험·카드·증권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과 협업 시 기존 KB금융 계열사들의 사업들과 중복될 수 있다는 견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과 일반 보험업권과의 협업이 가속화될 경우 금융권의 불필요한 중복 경쟁이 일 수 있는 만큼, 당국의 '비은행권 지급결제'에 대한 전향적 논의가 다시 이뤄져 금융권의 생산적 경쟁이 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