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기차 성장 둔화에 LG마그나 인력 감축 추진

2024-06-11 18:30
타 계열사로 전환 배치 검토
전기차 캐즘에 1분기 적자전환
소프트웨어 중심 사업모델 강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 소재지인 인천사업장의 전경 모습. [사진=LG전자]
전기차(EV)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LG그룹의 전기차 부품회사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도 인력 감축을 추진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LG마그나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LG 계열사로의 전환 배치를 검토 중이다. 규모 등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40여명이 LG전자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7월 LG전자와 마그나가 설립한 합작법인 LG마그나는 LG전자 VS사업본부, 2018년 인수한 자회사 ZKW와 함께 LG전자의 전장사업 3대 핵심 축 중 하나로 성장했다. 주로 전기차 부품 중 모터 등 구동부품, 전력변환장치, 인버터, 차내 충전기와 이를 통합한 전기차 파워트레인 통합솔루션 제품을 설계·제조한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램프(ZKW) 등으로 이어지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LG전자 전장사업은 1분기 매출 2조6619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을 기록하며 우상향 중이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1.5% 성장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은 선두주자 테슬라가 올 1분기 차량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42만2875대) 대비 8.5% 감소하는 등 최근 부진을 맞으면서 전기차 부품이 주력인 LG마그나는 부진에 빠졌다. LG마그나는 올 1분기 매출 1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 감소했다. 출범 3년차인 지난해 흑자전환한 순이익은 올 들어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아주경제 DB]
2분기 들어서도 전기차 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4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9.7% 줄었다. 유럽은 주요 국가들의 보조금 중단으로 25.7% 감소했으며, 최대 시장인 중국도 1.5% 역성장했다. 이에 LG마그나도 인력 재정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전기차 캐즘이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완성차 업체는 물론 관련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사업 3대 축 중 한 곳이 부진에 빠진 LG전자는 전기차에 국한되지 않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소프트웨어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LG전자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솔루션인 'LG 알파웨어(LG αWare)'를 통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 트렌드를 공략 중이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LG 알파웨어를 소개하며 자동차를 SDV솔루션으로 구동되는 '바퀴 달린 생활공간'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 알파웨어를 통해 차량에서 고객경험을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을 제공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어 나갈 계획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글로벌 자동차 기술 전시회 '오토테크 디트로이트 2024'에도 처음으로 참가해 'SDV를 향한 여정'을 주제로 SDV 전환을 위한 차별화된 솔루션인 LG 알파웨어를 소개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전기차 캐즘에도 불구하고 LG전자의 전장사업 성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북미, 유럽 지역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기확보된 수주 물량 중심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