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초유의 2월 인사' 빠르면 16일 단행...안정 속 변화에 무게

2024-02-15 15:08
이재현 회장, 장고 끝에 '신상필벌' 초점 ..'실적 부진' 계열사 대표 교체할 듯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임박했다. 발표 시점은 이번 주중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고가 마침내 끝났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실적 발표를 보고 인사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이번 인사는 '신상필벌' 원칙 아래 안정 속 변화를 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적이 부진했던 CJ제일제당의 대표 교체는 확실시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빠르면 16일 '2024년 계열사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사상 초유의 2월 임원' 인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다. CJ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해를 넘긴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통상 주요 대기업들은 해를 넘기기 전인 11~12월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한다. 그러나 CJ그룹은 지난해 12월 18일에 그룹의 지주회사인 CJ㈜ 인사를 단행하면서도 그동안 계열사 임원인사는 미뤄왔다. 

이번 계열사 인사는 '안정 속 쇄신'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 중심으로 인적 쇄신을 꾀하되, 대표 교체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고강도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경우 자칫 현재 추진 중인 사업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해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를 결정짓는 주요 잣대는 지난해 실적이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이 장고를 거듭한 것 역시 작년 성적표에 따라 인사 폭과 방향을 결정하기 위함이란 얘기가 나온다. 현재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후퇴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절박함이 묻어 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주사는 물론 주력 계열사들은 지난해 실적 부침을 겪었다. CJ그룹의 지주회사인 CJ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2022년 '연매출 30조원' 시대를 열었던 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5% 줄어든 29조235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1조2916억원으로 22.4% 떨어졌다. CJ ENM은 지난해 14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매출 역시 4조3684억원으로 전년보다 8.8% 역성장했다.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사진=CJ]
현재 교체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CEO는 제일제당의 수장인 최은석 대표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많이 남아 있으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쳐 교체 대상에 올랐다. 

그의 빈자리를 채울 인물로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가 높게 점쳐진다. 강 대표를 다시 소방수로 투입해 실적 개선을 이루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이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통한다. 

강 대표의 경영 능력도 이미 입증됐다. 2014년 CJ프레시웨이 대표에 오른 강 대표는 1년 만에 영업이익을 3.2배 증가시켰고, 140억원에 이르던 순손실을 흑자로 돌려놨다. 2020년에 제일제당 대표에 오른 뒤에도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강 대표의 후임으로는 신영수 CJ대한통운 한국사업부문 대표가 유력하다. 지난해 말 사임한 강호성 CJ 경영지원 대표의 자리를 겸직하고 있는 김홍기 CJ 경영대표도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허민회 CJ CGV 대표가 CJ 경영총괄 대표로 검토됐으나 인사 발표 하루 전에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 대표는 CJ CGV 대표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구창근 CJ ENM 대표는 2022년 10월에 취임해 본인의 경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만큼 유임으로 가닥이 잡혔다.

CJ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인사 일정과 내용에 대해선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