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금리, 5개월 만에 하락 전환…주담대 17개월래 '최저'

2024-01-31 12:21
한은, 2023년 1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발표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5개월 만에 하락했다. 가계대출 몸집을 불리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4%대 초반까지 낮아지는 등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기인한 것이다. 특히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두 달 만에 0.8%포인트 가까이 하락함에 따라 고정형 주담대 비중이 반등했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12월 가계대출 평균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82%로 전월(5.04%)보다 0.2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9월 4.90%에서 10월과 11월 5.04%로 상승했던 가계대출 금리는 석 달 만에 4%대로 내려오게 됐다. 

대출 별로는 주담대 금리 평균치가 4.16%로 전월 대비 0.3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4.16%)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코픽스 상승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인상에도 장기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가운데선 고정형 금리 평균치는 4.47%에서 4.17%로, 변동형 금리는 4.49%에서 4.14%로 낮아졌다. 전체 주담대 가운데 고정형 상품 비중은 56.7%에서 59.8%로 한 달 새 3.1%포인트 확대됐다. 서 팀장은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상승분을 제외하면 고정금리 하락 폭이 변동금리보다 컸다"면서 "고정금리 비중 확대는 주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취급 증가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너스통장을 비롯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27% 하락한 6.58%를 기록했다. 이 역시 작년 6월(6.47%) 이후 6개월 만에 하락한 것이다. 

기업 대출금리(5.29%)도 0.07%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 별로는 대기업 금리(5.28%)가 0.01%포인트, 중소기업 금리(5.31%)가 0.1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와 기업 대출을 모두 반영한 전체 대출금리는 5.26%에서 5.14%로 소폭 하락세를 나타냈다. 

12월 중 은행 예금(수신) 평균 금리(3.85%)는 순수저축성예금과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 하락 영향으로 0.14%포인트 떨어졌다. 정기예금 등 순수 저축성 예금 금리는 0.13%포인트 낮은 3.83%, 금융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0.16%포인트 낮은 3.92%를 기록했다.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의 차를 나타내는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예금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더 크게 하락함에 따라 전월(1.27%포인트) 대비 0.02%포인트 높은 1.29%포인트를 나타냈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 역시 0.05%포인트 상승한 2.53%포인트로 나타났다. 

한편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기관들의 예금 금리(1년 만기 정기예금·예탁금 기준)는 저축은행 4.08%(전월 대비 -0.11%포인트), 신용협동조합 4.20%(-0.05%포인트), 상호금융 4.02%(-0.07%포인트), 새마을금고 4.37%(-0.12%포인트)로 각각 집계됐다. 비은행 기관들의 대출 금리 평균치는 저축은행(12.59%, 0.81%포인트), 신협(6.22%, +0.01%포인트), 새마을금고(6.14%, +0.04%포인트)가 오름세를 보였다. 상호금융은 평균 대출 금리가 5.82%로 전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