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최근 ‘명태깡’과 ‘황태깡’ 두 상표권 등록 절차를 모두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국내 스낵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먹태깡의 인기를 이을 차세대 신제품 출시를 염두에 둔 행보란 추측이 나온다. 

24일 특허청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9일 명태깡과 황태깡의 상표권 등록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는 2022년 2월 18일에 상표권을 출원한 지 2년여 만이다. 해당 상표는 지정 상품으로, 과자, 빵, 곡물로 만든 칩, 스낵 과자, 초콜릿, 컵라면 등을 등록했다. 이 밖에도 식용 캔디, 조미료, 차(茶), 차 음료 등의 지정상품도 함께 등재했다. 

농심의 상표 등록은 향후 ‘깡 계보’를 이을 신제품 출시를 고려한 것으로 읽힌다. 먹태깡은 지난해 술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어른 안주스낵’ 열풍을 일으키며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도 ‘품절 사태’를 불러오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먹태깡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전날까지 먹태깡의 누적 판매량은 1400만 봉지에 달한다. 한 달에 200만 봉지씩 판매된 셈이다. 편의점에서 형성돼 있는 먹태깡의 소비자 가격은 1700원(60g)이다. 이를 고려하면 농심이 먹태깡으로 벌어 들인 매출은 238억원으로 추산된다. 증권 업계는 작년 하반기(7~12월까지) 농심의 스낵 부문 매출액을 약 22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3%~14.3% 증가한 수준이다. 단일 제품인 먹태깡이 전체 스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가량이다.

이달에도 수요가 공급을 뛰어 넘으면서 편의점, 대형마트 등 판매 채널에서 발주 제한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인 점을 감안하면 소위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현재 CU 등 주요 편의점에서 먹태깡 발주 수량은 일주일에 4봉지로 제한돼 있다. 

식품 업계는 농심이 상표권을 등록한 시점에 주목한다. 먹태깡과 같은 시기에 명태깡과 황태깡 상표권을 출원하고도 2년 간 묵혔다 올해 초 뒤늦게 등록 절차를 마친 것은 분명한 목적이 있을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부터 먹태깡 청양마요맛을 모방한 ‘미투 상품’이 쏟아지면서 시장 파이를 나눠 먹고 있는 만큼 새로운 맛을 입힌 명태깡과 황태깡을 출시해 스낵 시장 공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업계 다수의 견해다.

농심이 지난해 선보인 먹태깡의 열풍을 이어가고자 제품군을 강화하는 점도 ‘깡 스낵’ 신제품 출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후속 제품인 용기면 ‘먹태깡큰사발면’, 스낵 ‘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을 출시했다. 

다만 농심 측은 이번 상표권 등록과 관련해 상표권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농심 관계자는 "명태깡, 황태깡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 "먹태깡과 관련된 상표권을 사전에 확보하고 보호하기 위해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