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부터 재산까지 '거짓'이던 와이프, 게다가 유부녀였다

2024-01-10 14:16

[사진=연합뉴스]
유부녀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하객을 알바로 고용해 대담하게 가짜 상견례, 결혼식을 치르고, 피해자인 상대 남성으로부터 6억을 뜯어낸 30대 여성이 결국 실형을 살게 됐다.

게다가 이 여성은 자신의 학벌과 재산, 직업도 모조리 속인 채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광주고법 제2-3형사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A씨(37)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11월 가짜 결혼식 피해자인 B씨로부터 신혼집 구입 자금 명목 등 38차례에 걸쳐 5억74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또 피해자가 맡긴 5000만원 중 1000만원을 자기 동생에게 주고 나머지 4000만원은 개인적으로 쓴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와 피해자는 지난 2017년 지인의 술집에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당시 A씨는 유부녀임에도 불구하고 미혼인 척하며 한국무용 전공자로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또 피해자에게 유산과 그간 벌어둔 돈으로 광주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등 재력을 과시하며 피해자의 환심을 사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와 연애를 시작한 피해자는 시간이 흘러 양가 부모님과 상견례를 마친 뒤 결혼식까지 올리게 됐다.  이어 피해자는 신혼집을 사겠다는 A씨의 말에 자기 돈을 모두 맡겼는데 이후 A씨의 실체를 마주하게 됐다.

알고 보니 A씨는 이미 2015년 다른 남자와 결혼해 자녀까지 낳은 유부녀로, B씨를 처음 만났을 당시에도 법률혼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는 한국무용을 전공한 적도, 학원을 운영한 적도 없었으며 자신 명의의 아파트도, 주택도 소유하지 않았다.

피해자와의 상견례에 참석한 부모님과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도 모두 돈을 주고 고용한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생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혼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역할 대행 아르바이트생까지 고용해 결혼식을 치르고 거액을 가로챘다"며 "피고인의 사기 행각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고통과 큰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피해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