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가칭 '개혁신당'이 이달 중순 창당 절차를 끝내고 오는 4월 총선 준비에 속도를 낸다. 현재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천하람 전 순천갑 당협위원장과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포진했고, 허은아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도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9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당 창당 움직임은 가속화되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이 만든 '새로운 선택'과 양향자 의원의 '한국의 희망',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개혁신당'이 이들과 연합해 일종의 '슈퍼 빅텐트'를 칠 경우 총선에서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지역 기반이 부족하고 유력 대선 후보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지적된다. 아주경제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정치 전문가 3인은 개혁신당의 성공 요소로 인재 영입, 중도층 흡수를 거론했다. 또 보수 진영 표심을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 전 대표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참신하고 능력 있는 인재들을 많이 영입해서 국민에게 선택을 받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떨어진 낙엽을 주워 담아 선거에 나가는 전략으로는 한계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거대 양당의 비쥬류라고 할 수 있는 비윤(비윤석열)계와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 중에선 중도 성향이 가진 이들이 많다"며 "이들을 신당에 합류시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도층이 현재 30% 정도 나오는데 이들을 아우르는 정당을 만든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기대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양극화가 극심한 환경에서는 신당이 성공하기 힘들다"며 "중도층이 많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끌어 모은다고 해도 성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유력 대선 후보를 영입하면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영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와 한 위원장이 결국 대결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 평론가는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을 사당화하는 것에 저항해 탈당한 사람"이라며 "이 전 대표와 친윤(친윤석열)인 한 위원장 간 대결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대리해 이 전 대표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X세대를 대변하는 한 위원장과 MZ세대를 대변하는 이 전 대표의 구도로 끌고 갈 것"이라며 두 사람을 '차기 대선 주자'로 평가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이 전 대표와 한 위원장의 지나친 설전은 오히려 해가 된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이 전 대표는 한 위원장의 "삼국지 정치는 말자"는 발언에 "결국 여포는 동탁을 찌른다"고 받아친 바 있다.
 
이 교수는 "이 전 대표는 갖은 설화에 노출돼 있는데 이게 지나치면 패가망신할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 전 대표와 한 위원장) 둘 다 싸움닭 성향이기 때문에 경쟁하다 보면 격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