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ㆍ팔 확전 막아라' 美, 이례적 핵잠 배치 공개…CIA 국장도 파견

2023-11-06 14:48
주변국가에 억지력 시사
블링컨 국무장관도 주변 국가 순방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사진=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를 포위하고 대규모 공습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이 이-팔 전쟁 확전 방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핵 추진 잠수함을 파견하는 한편 당국자들이 인접 국가를 방문해 개입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를 인용해 미군의 오하이오급 순항 미사일 원자력 잠수함(SSGN) 한 척이 미 중부사령부 관할 지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SSGN은 원자로를 사용한 핵 추진이 이뤄지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장착한다. SSGN이 도착한 중부사령부의 관할 지역은 아프리카 북동부와 중동, 중앙아시아부터 남아시아지역으로 알려졌다. 

중부사령부는 엑스(구 트위터)에 잠수함 사진도 게시했다. CNN은 "해당 잠수함은 수에즈 운하에서 카이로 북동쪽 알 살람 다리 아래를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잠수함의 이름과, 순항 미사일 탑재 여부 등 구체적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다. 

CNN은 핵 추진 잠수함의 동선이나 작전은 극비로 운영된다며, 미군의 이번 발표는 이례적이라고 주목했다. CNN은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가 이-팔 전쟁 중에 더 큰 충돌을 피하려는 가운데 주변 국가들을 향해 강한 억지력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 당국자들도 이-팔 전쟁의 확대를 막기 위해 관련 국가들을 방문했다. 빌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이스라엘에 도착해 카운터파트격인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데이비드 바네아 장을 만났다. 번스 국장은 6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갖고 이스라엘의 전쟁 내각 인사들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번스 국장은 이어 이집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국가를 방문한다. 

번스 국장의 방문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휴전 관련 입장 차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가자지구 내 인도적 지원을 위해 일시적 교전 중단을 주장하지만,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없이 휴전은 없다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악시오스는 "번스 국장의 이번 방문은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유도하고 확전을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동 순방도 확전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블링컨 장관은 이-팔 전쟁 개전 후 이스라엘을 세차례 방문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에서 마무드 아바스 수반과 만나 역할을 당부했다. 이어 사전 예고 없이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와 만나 다른 나라의 이-팔 전쟁 개입에 대해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