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하락에 서학개미 다시 집중 매수…정작 전기차 시장은 '침체기'
2023-10-29 14:10
3분기 테슬라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며 주가가 하락하자 서학개미들이 다시 테슬라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률이 예상 이하에 머무르며 침체기를 맞아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10월 1~29일)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를 약 255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9개월여 만에 다시 서학개미 사이에 ‘원픽’으로 꼽히며 순매수 규모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테슬라는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31조70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시장 전망치(32조7200억원)에 못 미쳤다. 순이익(2조5000억원)은 같은 기간보다 44% 급감했다.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쳤던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실적 발표 후 주가도 내려앉았다. 실적 발표 직후 지난 20일 주가는 전일 대비 10% 가까이 하락한 219.88달러를 기록하며 하루 만에 약 95조원이 증발했다. 최근 거래일인 지난 27일에는 207.3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전처럼 단기간 내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는 공장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3분기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체 성장률도 둔화하고 있어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지만 성장세는 둔화하고 가격 경쟁은 심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시장 환경 변화는 주가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번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기차 수요가 계속 위축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폭풍이 몰아치는 경제 조건 속에서는 아무리 잘해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수 있다”면서 “그게 바로 모두가 겪는 일이고, 자동차 산업뿐만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월가에서도 이번 3분기 실적 발표를 전후로 테슬라 목표 주가를 낮췄다. 테슬라에 대해 ‘비중 확대’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모건스탠리 역시 기존 400달러에서 380달러로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