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로 이재명·김만배 '공산당' 발언 겹쳐...檢, 인터뷰 전후 정황 '주목'
2023-09-05 18:57
이재명 "나를 공산당 같다고", 하루 뒤 김만배 "공산당 같다"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과 기획해 '허위 인터뷰'를 한 정황을 포착한 가운데, 검찰은 인터뷰가 이뤄진 지 하루 만에 대장동 의혹을 부인하는 김씨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당시 경기지사)의 표현이 겹쳤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대장동 일당들을 상대로 "김만배씨가 2021년 10월 중순 '이 형이 광야로 끌고 갈 것이니 너는 모른 척 있어라'라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신학림 전 위원장이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의 검찰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의 언론 인터뷰가 김씨에게 금품을 받은 대가로 한 '허위 인터뷰'라고 보고, 지난 1일 신 전 위원장의 배임수·증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김씨가 2021년 8월 31일 대장동 의혹이 처음 보도된 후 같은 해 9월 14일부터 본격적인 대비에 나서면서 15일에 신 전 위원장과 만나 '허위 인터뷰'를 했다고 보고 있다. 인터뷰 내용 중에는 "이제 또 땅값 올라가니까,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 '저류지에···'", "내가 욕을 많이 했지. X 같은 새끼, XX놈, 공산당 같은 새끼 했더니"라고 비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인터뷰 하루 전 이 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 도로공사 비용 등을 추가 부담시킨 점을 거론하며 "투자회사 대표가 법정에서 저보고 빨갱이 공산당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성남시가 공산당이냐'는 불만이 터져 나올 정도로 대장동 개발 업체 선정 과정 및 요구사항이 까다로웠다는 취지다.
당시 김씨는 해당 수사 관련해 대검 중수2과장이었던 윤 대통령에게 사건을 직접 부탁할 수 없어 '통할 만한 사람'으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조씨에게 소개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 10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이 터지자 민주당은 '윤석열의 부실 수사가 대장동 종잣돈으로 이어졌다'는 공세를 폈다. 이 대표도 "구속될 사람은 내가 아닌 윤석열"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는 조씨에게 "내가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갈 테니 너는 모르는 척해라", "대선 끝나고 나중에 아니라고 하면 된다"라며 입단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조씨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이가 '네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라고 했다며 "(주임검사가 조씨에게)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욱씨가 2021년 11월 19일 검찰에 "조씨가 중수부 조사를 받을 때 주임 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그 사람이 윤석열 검사라고 들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같은 해 12월께 남씨는 조씨와 대질조사에서 해당 진술을 번복했다. 조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도 2021년 9월 김씨에게 "윤석열이 커피 타줬다고 말할 테니 양해해 달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해 3월 6일 뉴스타파가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20대 대선을 사흘 앞둔 날이었다. 당시 뉴스타파는 '대장동 사건'이 불거진 직후 2021년 9월 김씨가 지인이 신 전 위원장과 나눈 대화라면서 1시간 12분 분량의 음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김씨의 공소장에는 '김씨가 정영학씨의 녹취록 검찰 제출 사실을 알게 된 뒤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2021년 9월 말께 이 대표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두 차례 통화했다'는 내용도 담긴 바 있다.
검찰은 문제의 인터뷰를 전후로 김씨가 접촉한 인사 등을 확인해 인터뷰가 성사된 배경과 조작·공모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