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장관, 오늘 방중...11월 회담 앞두고 미ㆍ중 갈등 완화될까

2023-08-27 15:56
첨단산업 제외 나머지 산업 협력 가능할지 주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27일부터 나흘간 중국을 방문한다.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있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의 갈등이 완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CNBC뉴스 등에 따르면 러몬도 장관은 이날부터 30일까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한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장관)의 초청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방중에서 러몬도 장관은 왕 부장을 포함한 중국 경제무역 당국자 및 디즈니를 비롯한 중국 내 미국 기업 관계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미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러몬도 장관은 미·중 상업 관계, 미국 기업이 직면한 문제, 잠재적인 협력 분야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의 방중은 양국 간 갈등 조정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중론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방중에 대해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경제협력도 이룰 수 있을지 시험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국가 안보 정책 역시 이번 방중에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정부는 그동안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첨단 산업 등에 있어 중국에 주요 규제를 단행해왔다. 특히 반도체를 둘러싸고 양국 갈등이 최근까지도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치열한 경쟁이 분쟁으로 비화하지 않게 하려면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러몬드 장관의 의제를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반발하는 세력이 양국 모두에 상당하다는 점은 이번 방중의 우려 사항으로 지목된다. 미국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미국 산업을 약화시킨다며 더욱 강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 내부에서는 미국의 대중국 조치는 안보 보호가 아닌 중국 경제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방중 일정은 최근 바이든 정부 주요 인사의 연이은 방문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7월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에 이어 3개월 새 4번째로 미국 고위 관리가 중국을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 고위 관리들의 연이은 방중은 중국을 향한 미국의 유화적 태도를 보여준다고 외신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번 방중이 11월 미·중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지는 점도 의미를 더한다. 외신들은 이번 방중에서 양국 정상회담 전 물밑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러몬도 장관의 방중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APEC 회의와 별도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