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물러가고 '모기떼' 온다…"폭염과 장마 탓"

2023-07-25 10:26

지난 20일 광주 북구청 보건소 감염병관리과 감염병예방팀 직원이 북구 용봉제 습지에서 각종 전염병 예방을 위해 긴급 모기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름을 맞이해 극성이던 '러브버그'가 물러가고 극심한 모기떼가 몰려온다. 

지난달 서울 서북권을 시작으로 시내 전역을 뒤덮었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가 짧은 생애주기와 거센 장맛비를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 사라졌다. 

러브버그의 경우 암컷은 최장 1주일, 수컷이 3일가량 살며 익충으로 분류된다.

25일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박선재 연구관에 따르면 지난 6월 15일 최초 민원 보고부터 약 2∼3주간 러브버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고, 내년에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러브버그는 1년에 한 번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에는 러브버그가 7월 초순부터 1주일간 집중적으로 나타났는데, 올해는 6월 중순부터 출몰하다가 6월 하순에서 7월 초순 자취를 감췄다. 

러브버그는 사라졌지만 한숨 돌릴 새도 없이 모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청의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현황'을 보면 7월 2∼8일 전국 도심·철새도래지의 모기 트랩지수는 87.5개체로 평년(2018∼2022년)보다 12.8% 감소했고, 전년보다는 83.7% 증가했다.

트랩지수는 모기 유인 포집기(트랩) 한 대에서 잡힌 모기 개체 수를 뜻한다. 

도심으로 범위를 좁히면 트랩지수는 68.2개체로 평년보다 10.2%, 지난해보다는 98.5% 늘었다.

종별로는 도심에 주로 서식하는 빨간집모기의 트랩지수가 48.1개체로 평년보다 57.1%, 작년에 비하면 121.5% 폭증했다.

40년간 모기를 연구해 온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교수는 "모기는 폭염에 약한데 최근에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아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한반도가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비가 자주 오고 있어 모기가 서식 가능한 물이 고인 환경이 많이 조성됐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모기가 살기 좋은 환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서울시가 모기 활동지수를 가장 높은 '불쾌'로 예보한 날은 총 20일이며, 전년 동기 12일보다 8일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