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6개월 동안 인플레이션 지표가 많은 진전은 없었다"며 추가 긴축을 시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최종금리 전망을 당초보다 크게 올렸다. 

파월 의장은 14일(미 동부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압력은 여전히 고조돼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다시 2%로 낮추기 위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필품 부담으로 국민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연준 내부의 향후 추가 긴축에 대한 이견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은 자산 규모를 축소해 나가기로 결정해왔다"며 "거의 모든 사람들은 금리를 올해 말까지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금까지 빠르게 이동(기준금리 인상)을 해왔기 때문에 현재는 잠시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지켜보던 기준금리 일시 중단(skip) 혹은 최종금리(terminal rate)에서 일시중단이라고 답한 것이다. 

연준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면서 시장은 7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다음 회의 때 어떤 결정을 내릴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연준은 오늘 결정을 논의했다. 7월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어느 부분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듣고 "연준은 계속해서 인플레이션 변화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은 초기 조짐만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현재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연준이 목표로 내세운 2%를 향해 갈 의지를 보였다. 그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은 6개월 동안 큰 진전이 없었다. 4.5% 내외의 수치는 연준의 목표치와 크게 다르다"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것을 보고 싶다. 당연히 경제에 최소한의 영향을 주고 싶지만, 연준의 목표인 2%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미국 PCE는 4.7% 상승을 보여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를 위한 매파적 기조를 강조했지만 파월 의장은 연착륙에 대한 희망을 놓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보냐는 질문을 듣고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면서 과거와 비슷한 실업률을 보지 않을 수 있다"며 "강력한 노동시장이 점진적으로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미국 금융권 신용 경색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신용여건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필 것이고 은행들에 각각 어떤 상황이 나타나는지 볼 것이다. 거시경제가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자회견 직전 연준은 성명서를 통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연준이 15개월 만에 동결을 택했다. 이에 미국 기준금리는 5~5.25%로 유지됐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를 5.6%로 전망했다. 이는 기준금리가 5.5~5.75%까지 인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번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 최종금리의 예상치는 5.1%였다. 이번 FOMC 결과 최종금리를 0.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기존보다 높은 경제성장률과 낮은 실업률도 발표했다. 연준은 연말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1.0%, 실업률을 4.1%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FOMC보다 GDP 전망이 0.6%포인트 상승하고 실업률 전망은 0.4%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연준은 성명서에 "최근 몇달 동안 일자리는 강력히 증가했고 실업률은 여전히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