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불확실한 국내외 경제환경, 주력산업의 육성 필요

2023-05-02 06:00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세계 경제 환경은 다른 어느 때보다 불확실하다. 연일 언론 보도에서 세계경제의 복합 위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안정적 성장을 해오던 미국경제의 침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의 가속화,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 우-러 전쟁, 지역 영토분쟁의 증대 가능성, 그리고 최근 세계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중국 등 주요국들의 늦은 경제 회복 속도 등 불안요소들이 가중되고 있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이 물가와 금융 불안 속에서 코로나 이후 경기부양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마땅한 경제정책의 방향성을 찾기가 어려운 딜레마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얼마나 계속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세계경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새로운 경쟁의 요소들이 속속 등장하게 됨에 따라 그에 대응한 성장 잠재력이 우수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기초가 튼튼한 국가는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경제적 기초가 튼튼할수록 경기 회복력이 빠르고, 변화에 대처해나가는 대응속도도 빠를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최근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한 해법은 어떻게 새로운 경제환경이 요구하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느냐에 있고, 이는 결국 얼마나 조기에 국가의 기초 경쟁력을 튼튼히 하는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특히 이러한 시기에 중요한 경제정책은 주력산업 육성에 둘 필요가 있다. 국가의 주력산업은 국가 경제의 불안요소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가의 위기를 막는 버팀목 역할을 담당하는 산업이다. 자동차, 철강, 전자, 건설, 조선 등 수출, 고용 등 실물경제에의 기여도가 높고, 위기에 성장의 발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주력 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대응하여 깊이 있는 고민과 실천적인 대응정책이 필요한 시기다.

다만, 이를 위해선 지금과 같이 불확실성이 크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기일수록 이들 산업이 재도약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성장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육성전략의 강력한 시행이 전제되어야 한다.

건설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 경제에 있어 건설산업은 주력산업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따라서 해외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국가경제 성장의 기초가 되는 인프라의 공급, 고용 및 생산 측면의 국가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다른 어느 때보다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육성과 지원의 관점에서 그동안의 건설정책·제도를 재검토하고, 건설산업의 경쟁력에 직결되는 기술, 인력, 지식·정보, 자금조달 등에 대하여 혁신과 성장의 관점에서 현재의 산업의 위치를 정확히 진단하고, 글로벌 환경과 변화하는 사회·경제적 요구에 부응하는 산업으로의 변화에 대한 미래상을 재정립하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실행프로그램과 정책과제를 적극 발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건설산업 참여자들 간의 협력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관련 정부부처, 공공 및 민간 발주자, 건설기업, 건설자재·장비업체 그리고 건설근로자에 이르기까지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 목표를 공감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산업 차원의 변화 노력에 동참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수적이다.

또한 AI, 로봇 등 기술의 대혁신과 디지털 전환의 시기, 새로운 성장의 조건을 빠르게 접목하여 새로운 산업의 성장동력원을 마련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최근의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 증가와 기술 혁신시대의 빠른 정착은 국가 간 경쟁을 가속화시키고, 새로운 글로벌 경쟁 구도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산업 더 나아가 국가 성장의 조건이 변화되고 있다. 이전의 성장조건이 현재는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 바로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