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춘추전국시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토큰증권 열풍에 펀딩 나서는 조각투자

2023-04-13 18: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토큰증권(STO)의 제도권 편입이 가까워지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투자계약증권이나 신탁수익증권 형태로 조각투자를 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투자사들이 먼저 접근해 펀딩을 권유하는 모습이다. 관련 기업들도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적잖은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펀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아트앤가이드를 운영하는 열매컴퍼니는 150억~20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 신한캐피탈 등이 참여한 이전 라운드 펀딩을 마무리한 지 약 1년 만이다. 당초 소액투자를 받을 계획이었지만 라운드 개시 이후 투자를 희망하는 벤처캐피털(VC)이 대거 등장하면서 시리즈C 펀딩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투자 라운드 흥행은 토큰증권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열매컴퍼니는 현재 투자계약증권 형태로 미술품 조각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입법을 통해 향후 토큰증권이 제도화되면 토큰증권 발행업에 나설 예정이다.
 
2016년 설립된 열매컴퍼니는 국내 최초로 온라인 미술품 공동구매를 시작한 기업이다. 2018년 서비스 개시 이후 4년 동안 공동구매액 430억원, 재매각률 60%를 기록했다. 공동구매 횟수는 175건이고 매각 작품 수는 101건이다. 평균 수익률은 29%, 평균 보유기간은 약 10개월 등이다.
 
다른 미술품 조각투자 기업 테사도 투자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다. 목표 모집 금액 150억원 가운데 70억원은 증권사를 통해 조달에 성공했다. 추가로 VC 한 곳이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조각투자 펀블도 시리즈A에 이어 브리지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목표 모집 금액은 50억~100억원으로 시장에서는 50억원 이상은 충분히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4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증권사 대부분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 두 곳과 VC 한 곳이 진지하게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음악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도 신규 투자를 받을 예정이다. 기존 주주로 있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뮤직카우에 대한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 투자 규모는 1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미술품 조각투자 서울옥션블루는 하반기 투자 라운드 진행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조각투자 루센트블록과 미술품 조각투자 투게더아트, 한우 조각투자 뱅카우 등은 최근 투자 라운드를 마무리해서 추가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 하지만 이들 업체에 대해서도 투자 문의는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토큰증권에 관심을 보이는 대형 자본이 관련 기업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지분을 취득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대금은 150억원 수준이다.
 
케이옥션은 지난 2월 미술품 조각투자 기업인 투게더아트 지분을 추가 취득하며 지분율 44.07%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 밖에도 케이옥션이 28억2450만원을 들여 지분 21.22%를, 아르떼케이가 9억4117만원을 들여 지분 7.1%를 취득했다.
 
토큰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제도권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업체들은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과 발행 시스템 구축 등 자금이 투입돼야 할 곳이 많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VC 투자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지만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토큰증권 관련 기업에 대한 펀딩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제도권 진입이 가시화한 만큼 앞으로도 투자 유치가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