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투자사 실체스터, LG 지분 5% 확보…주주권리 행사 예고
2023-04-12 16:53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체스터는 LG 주식을 최근 장내에서 추가 매수해 지분 5.02%에 해당하는 789만658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장중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실체스터는 LG의 3대주주에 올랐다. 지난해까지 LG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구광모 회장과 특수관계인(최대주주), 국민연금(2대주주)뿐이었다.
실체스터는 LG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가 아닌 '일반 투자'라고 공시했다. 일반 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주려는 목적은 없으나 배당 확대나 지배구조 개선 등과 같은 주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단계다. '단순 투자'보다 강한 공시의무가 부과된다.
실체스터 측은 "고객에게서 위임받은 임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의결권 행사 등 주주 권리를 행사하려 한다"며 "배당 증액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기타 주주들이 제안하는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체스터가 행동주의펀드로 국내에서 이름을 알린 건 KT 지분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밝히면서다. 실체스터는 2011년 KT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다고 처음 공시했다. 이후 2020년 지분율을 기존 5.01%에서 5.2%로 늘렸다.
시장 참여자들은 실체스터가 어떤 식으로 LG에 주주권을 행사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일본 지방은행에 투자했던 실체스터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을 압박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특히 LG가(家) 상속 분쟁이 경영권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실체스터 움직임도 예의 주시할 전망이다.
지난달 고(故) 구본무 전 회장 배우자와 두 딸이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2018년 구본무 전 회장 별세 이후 이뤄진 재산 분할을 다시 하자며 지난 2월 서울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냈다.
LG 주가는 상속 분쟁이 알려진 뒤 7%가량 뛰었다. 실체스터가 지분을 5% 넘게 보유했다고 공시한 이날도 9.48%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