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日총리, 9일 G7 순방 시작…군사력 증강·반도체 논의 전망
2023-01-09 10:37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9일 미국, 영국 등 G7 내 5개국 순방을 시작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새벽 정부 전용기편으로 하네다공항을 출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그는 출발에 앞서 “올해 G7 의장국으로서 여러 사안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재확인하기 위해 이번 방문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양자 동맹을 심화하고, 어떻게 하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 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일본은 오는 5월에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를 연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순방에서 G7 회원국 정상들을 만나 협력을 요구할 계획이다.
9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10일 이탈리아, 11일 영국, 12일 캐나다, 13일 미국에서 각국 정상과 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에서는 반도체 등 경제 안보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과 중국과의 긴장 고조 등 다양한 사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일본은 특히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정부가 최근 개정한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를 미국에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지난달 새로운 국가안보전략(NSS)를 채택했다. 새 NSS는 미사일 전력을 중심으로 상대국을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 보유를 비롯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방위비를 증액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일본은 평화헌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기시다 총리의 강력한 안보 정책이 중국과의 미사일 격차를 좁히고, 대만 등 이웃 국가에 대한 중국의 군사 행동을 저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미-일 양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는 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0월 시행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전면 금지에 일본도 동참하기를 원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번 순방을 통해 '통일교 스캔들' 등으로 타격을 입은 일본 내 지지율 반등을 꾀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히노 아이로 와세다대 정치학 교수는 "G7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기시다 총리에게) 최대 정치적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이번 순방은 이에 대한 준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