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유연식 기후환경본부장 "마포자원회수시설, 세계적관광 상품으로 조성할 것"
2022-11-16 16:30
"청소차량·소각장, 일반인 눈에 안 띄어"
유연식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최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주민들 반발을 이해한다"면서도 "신규 마포자원회수시설을 지하화하고 현대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포자원회수시설 건설에 앞서 "주민들과 소통해 협력을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마포 상암동 후보지 인근에는 하늘·노을·난지천 공원과 시민들이 즐겨 찾는 한강이 흐르고 있다. 후보지와 거주지는 850m 떨어져 있다. 이런 후보지에 들어설 시설을 지하화한 뒤 명품·명소로 만들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게 한다는 것이다. 소각장과 연결된 굴뚝 꼭대기를 전망대 등으로 만들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시설 건축비 중 20% 이상인 1000억원을 수영장, 도서관 등 주민 편의시설을 건설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청소차 진출입과 관련해 강변북로~소각장 사이를 지하도로로 연결하면 청소차량은 일반인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고 유 본부장은 장담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자원회수시설을 지역 명소로 만든 사례가 많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는 소각시설 상부에 스키장을 만들고 벽면에는 암벽장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이곳은 2021년 '올해의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덴마크 '로스킬레 소각장'은 로스킬레 대성당을 형상화해 주변 환경과 자원순환 이미지에 역사적 유산과 산업적 유산을 반영한 창의적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유 본부장을 만나 마포자원회수시설 진행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유 본부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지난 8월 마포구 상암동을 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발표했다. 새 자원회수시설이 서울에 꼭 필요한 시설인가.
"현재 서울에는 양천, 노원, 강남, 마포 등 4개 자원회수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나 매일 생활폐기물 1000톤을 수도권매립지에 직매립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하루 생활폐기물 발생량 약 3200톤 중 소각량은 약 2200톤에 불과하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직매립 금지가 법제화됨에 따라 2026년부터는 서울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고 소각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2026년까지 자원회수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면 쓰레기 대란이 예상된다. 하루 1000톤 처리할 수 있는 광역자원회수시설을 건립해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상암동 주민들이 백지화를 요구하며 후보지 선정에 반발하고 있다. 이곳으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서울시는 2019년부터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위해 자치구를 대상으로 두 차례 입지 공모를 했지만 안타깝게도 신청지가 없었다. 폐기물시설촉진법에 따라 다음 절차인 입지선정위원회를 설치하고 후보지 선정 과정을 진행했다.
2020년 12월 구성된 입지선정위원회는 20개월간 11차례 심도 있는 회의 과정을 거쳐 마포구 상암동을 자원회수시설 입지후보지로 선정했다.
해당 후보지는 5개 분야 28개 항목 전 분야에 걸쳐 골고루 우수하게 평가됐으며 하늘‧노을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어 생활권역이 분리되는 등 주민 생활 불편을 최소화한 점이 높게 평가됐다. 토지 활용 측면이 높은 시유지로서 조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했던 점도 타 후보지 대비 우수한 점수를 받은 요인 중 하나다."
-지난 10월 18일 개최하려던 주민설명회가 주민들 반대로 무산됐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서울시는 지난 8월 자원회수시설 후보지 발표 이후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후보지 선정 과정과 결과 개요를 공고‧공람(9월 15일~10월 6일)하고, 10월 21일까지 의견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9월 26일에는 오세훈 시장 자택 앞에서 시위가 시작됐다. 오세훈 시장은 출근길에 주민 의견을 들었고 이날 저녁에는 오 시장과 지역 주민의 만남이 이뤄지고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법적 절차에 의한 설명회는 아니었지만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입지선정위원회 주관으로 만든 자리였다.
일부 주민들이 소음, 단상 점거 등으로 단체 행동에 나서면서 설명회가 무산돼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상암동 주민들과 대화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끊임없는 대화로 해결점을 찾아 가도록 하겠다.
당분간 아파트 단지, 경로당, 지역 상인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설명회로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대화를 위한 창구인 소통협의체를 구성해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1000톤 규모 시설이 추가되는 것에 대해 주민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대책은 있나.
"현재 운영 중인 자원회수시설은 배출 물질을 24시간 투명하게 측정해 공개하고 있으며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먼지, 다이옥신 등을 법적 허용 기준치보다 최소 2분의 1에서 최대 10분의 1까지 낮게 배출하고 있다.
신규 자원회수시설도 세계 최고 수준의 오염방지설비와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하고 청정한 시설로 만들겠다.
대형 소각장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사례는 해외에도 여러 곳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는 소각장 10개 중 1750톤 이상을 처리하는 소각장이 7곳이며 주거지역과 거리가 150~1500m 정도에 불과하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매우 낮아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일본 도쿄는 1800톤 규모인 광역소각장 '신고토 소각장'을 통해 23개 구 중 소각장이 없는 6개 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다."
-후보지를 발표하면서 상암동에 1000억원 규모의 편의시설 등 지원을 약속했는데, 지역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인지.
자원회수시설을 새로 지을 때 시설 공사비 중 20%는 주민 편의시설을 짓는 데 사용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1000억원 규모의 편의시설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용해 가장 원하는 시설로 만들겠다.
아울러 반입 수수료 중 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연간 약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자원회수시설 주변 지역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에 사용하도록 하겠다. 상암 주민들과 대화가 계속되면 지역 발전과 관련한 요청사항에 대한 논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과 최대한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도록 하겠다."
-신규 소각시설이 가동하는 2027년부터 기존 소각장이 철거되는 2035년까지 2개 시설이 함께 운영돼 유해물질이 더 많이 배출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재 광역자원회수시설은 배출 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24시간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20년 이상 매년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주민들이 걱정하시는 것과 달리 인체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많은 시민들이 1750톤 규모에 많은 걱정을 하고 있지만 해외에는 1750톤 이상 대형 소각장을 안전하게 운영하는 사례가 얼마든지 많이 있다.
싱가포르는 3000톤 이상 소각장을 2기 운영하고 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1920톤, 중국 상하이 6000톤, 영국 페리브리지 2250톤 등 대형 소각장을 운영하고 있다.
마포자원회수시설도 현재는 법적 허용 기준치보다 최소 2분의 1~10분의 1 이내로 안전하게 운영하고 있다. 추가로 건립되는 시설도 세계 최고 수준의 오염방지설비와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국제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해 안전하고 청결하게 운영할 것을 약속드린다."
-해당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포구 상암동 주민 여러분께는 대단히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2026년까지 자원회수시설을 확충하지 못하면 쓰레기 대란이 온다. 쓰레기를 하루 1000톤 처리할 수 있는 광역자원회수시설을 건립해 생활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후한 기존 시설을 지하화·현대화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기대시설로 조성하겠다. 그리고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반드시 철거하겠다.
이 같은 계획은 주민 여러분의 협조 없이는 추진이 어렵다. 건립하는 모든 과정에서 항상 경청하고 의견을 반영해 추진할 테니 열린 마음으로 고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자원회수시설 건립이 지역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