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 장기화, 공권력 행사하나?

2022-07-16 10:07
경찰 "출석 요구 반응 지켜보고 결정할 것"

지난 14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일대에서 대우조선 임직원 등이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0일 넘게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이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해당 파업을 "명백한 불법"이라고 규정해, 공권력 행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지회장과 부지회장 등 3명에 대한 보강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또 유조선 탱크 난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공권력 행사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이 이달 초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로부터 "보강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다시 수사에 나선 이유에서다. 경찰은 노조 집행부에게 오는 22일까지 경찰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만약 이들이 출석하지 않으면 5차 출석요구서를 보내거나 곧바로 영장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이어 검찰 청구에 법원 결정까지 고려하면 당장의 공권력 행사는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상 체포영장은 발부 이후 7일 이내에 집행하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경찰은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안전사고를 대비한 충분한 조처를 마친 뒤 집행할 방침이다. 

철창 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지회장은 시너통을 준비한 데다 난간 농성 노조원들은 좁은 계단을 타고 10m가 넘는 구조물에 올라간 만큼 자칫 물리적인 충돌 시 인명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야 정치권과 정부까지 나서도 영장 집행은 여전히 부담스러울 것이란 내부 시선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행사는 여럿 있겠지만 현재로선 체포영장 집행이 가장 유력하다"며 "우선 출석요구에 대한 노조 반응을 지켜보고 체포영장 재신청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하청지회 노조원 약 120명은 임금 30% 인상, 단체교섭,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하고 있다. 같은 달 22일부터는 1도크에서 생산 중인 초대형 원유 운반선을 점거하고 철제 구조물에 들어가 용접으로 출입구를 막는 등 농성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