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외자에 이어 텐센트까지 지분 축소...신둥팡 날개 꺾이나

2022-06-21 18:00
큰손들,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5거래일간 6배 오른 주가 반락
신둥팡 주가 거품론 '솔솔'...투자의견도 일제히 하향 조정

[그래픽=아주경제 DB]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신둥팡(新東方·뉴오리엔탈에듀케이션)의 주가가 최근 며칠간 급락했다. 특히 20일 하루에만 32.08%가 떨어졌으며, 이날 장 중 한때 하락폭이 50%에 달하기도 했다. 주가 급등 후 차익 실현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간 데다 신둥팡의 3대 대주주인 텐센트까지 지분을 축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여기에 투자 기관들이 줄줄이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나서면서 신둥팡의 인기가 쉽게 사그라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텐센트까지 신둥팡온라인 지분 축소..."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20일 밤 홍콩증권거래소는 텐센트가 지난 15~16일 이틀간 신둥팡온라인의 7460만3900주를 매각해 총 7억 홍콩달러(약 1153억원) 이상 현금화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신둥팡온라인의 3대 주주인 텐센트 보유 지분은 9.04%에서 1.58%로 축소됐다. 

이는 텐센트가 신둥팡온라인 지분을 확보한 지 6년 만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6년 3억2000만 홍콩달러를 투자해 신둥팡온라인의 지분을 매입했다. 중국 증권 매체 증권일보는 텐센트는 이번 7억1900만 홍콩달러 규모의 지분 매각을 통해 약 100% 가까운 이익을 실현했다고 21일 보도했다. 

텐센트뿐만 아니다. 중국 국내외 투자은행(IB)들도 줄줄이 신둥팡온라인의 지분을 처분했다.

중국 금융 정보 플랫폼 윈드(Wind)에 따르면 HSBC는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각각 366만6500주, 701만7100주의 신둥팡온라인 주식을 처분해 3937만8200홍콩달러, 1억1600만 홍콩 달러 어치를 현금화했다.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모건스탠리도 각각 5억8500만 홍콩달러, 10억4900만 홍콩달러 규모의 지분을 처분했고 JP모건 역시 17일 3억8600만 홍콩달러 어치 주식을 팔았다. 

이 밖에 씨티은행과 파리은행, 도이치은행, 인터랙티브브로커스 등도 최근 신둥팡온라인 주식을 대량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쑨양 싱투금융연구소 연구원은 텐센트와 투자은행들이 신둥팡이 라이브커머스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향후 성장 전망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분 처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최근 라이브커머스에서의 신둥팡의 인기는 일시적이라는 주장이다. 쑨 연구원은 신둥팡은 라이브커머스로의 사업 전환 초기에 있기 때문에 사업의 안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5거래일간 6배 오른 신둥팡온라인 주가, 돌연 반락
전문가들은 텐센트와 투자은행들이 최근 신둥팡온라인(01797.HK)의 지분을 처분하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라고 설명했다.

큰 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신둥팡과 신둥팡온라인의 주가는 17일부터 돌연 반락했다. 

구체적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한 신둥팡온라인의 주가는 17일 12.59% 하락한 데 이어 20일엔 32.08% 급락했다. 20일 장중 한때 50% 가까이 고꾸라지기도 했다. 21일엔 크게 요동쳤다. 이날 오전장에서 9% 가까이 급락했다가 반등해 14% 이상 치솟았으나, 오후장 들어서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결국 3.06% 상승을 기록하고 장을 마감했다. 

신둥팡온라인 모기업인 신둥팡(09901.HK) 주가도 홍콩·뉴욕 증시에서 각각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신둥팡(NYSE: EDU) 주가는 2.04% 하락했다. 

지난해 중국 당국의 규제로 생사기로에 섰던 신둥팡이 최근 라이브커머스에 영어 교육을 접목시키며 대박을 터트렸다. 사교육에 목말랐던 중국인들을 제대로 저격한 것. 신둥팡의 대박에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5거래일간 신둥팡온라인 누적 주가 상승률은 540%로 집계됐다. 특히 16일에만 장중 한때 72.71% 급등했다. 

신둥팡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홍콩 증시에서 주가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간 40% 가까운 상승률을 보였고 뉴욕 증시에서도 신둥팡 주가는 10일 10.12%, 13일 5.49%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신둥팡 라이브커머스 [사진=웨이보 갈무리]

◆신둥팡 주가 거품론 솔솔...날개 꺾이나
전문가들은 신둥팡이 라이브커머스에 영어 교육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면서 인기 몰이를 했지만 주가는 거품이 꼈다고 지적했다. 중국 투자기관들은 신둥팡 투자 의견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

자오상증권은 신둥팡과 신둥팡온라인의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가파른 상승세로 거품이 꼈다며 일시적인 인기와 라이브커머스 하나만으로 현재 주가를 떠받치기엔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중신증권도 신둥팡과 신둥팡온라인 주가가 저점에서 상당히 많이 올랐다며 "하락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신증권은 "공급망 관리 능력에 있어서 더욱 많은 경험이 필요하고 검증받아야 한다"며 △라이브커머스 및 교육 업계에 대한 정책 변화 △메인 진행자 부재에 따른 방문자 수 감소 △제품 품질 문제로 인한 신뢰도 추락 등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주가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며 투자 의견이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된 지 일주일 만이다. 앞서 중국 중신건투는 신둥팡 주가가 향후 20% 더 뛸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도 신둥팡 홍콩 주가 목표치를 73%나 상향 조정했으며, 투자 의견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높여 잡았었다.